국민의당 ‘당명 교체’ 카드에 야권 통합 난항
이준석 “당명 변경, 처음 들어”
안철수 “입장 바꿔 생각 해봐야”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 논의를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국민의당의 당명‧당헌 개정 카드에 통합 협상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3석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에서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4.7 재보궐선거의 승리와 이준석 대표의 당선으로 정당 지지율이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야권 재편의 중심 축은 물론 반문 빅텐트의 맹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국민의당과 야권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안 대표 입장에서는 흡수통합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사무총장 인선을 마무리하는 대로 실무협상단을 가동할 계획이지만, 이번달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국민의당 대표실을 찾아 안 대표를 만난 뒤 “지도자 자격으로 각 당이 합당을 추진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담아서 제1야당, 그리고 더 넓은 범야권이 혁신하고 정권교체라는 결과를 보여줄 책임이 주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합당 정당은 새로운 당명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주호영·안철수 협상안에는 권 원내대표의 내용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안 대표는 “권 원내대표가 당원과 지지자의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본다”며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과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약속했다. 안 대표도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자기 주장만 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는 당명 등에 대한 교체 요구에 격앙된 분위기다. 결국 합당에 대한 시간 끌기 전략을 통해 대선 레이스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지분을 차지하기 위해서라고 의심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의 경우 이준석 체제가 창당 후 처음으로 등장한 지도부다. 만약 신설 합당을 한다면 고용 계승 문제, 공동 대표를 통한 지도부 체제 변경 문제 등에 직면하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첫 리더십 시험대가 합당 문제로 보고 있다.
이 문제를 넘어서야 윤석열 전 총장의 영입은 물론 앞으로 있을 의사결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