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 2.91%… 15개월 만에 최고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가 소폭 올랐다. 햇살론 등 고금리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면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은행채 금리 등 지표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일반 신용대출금리는 3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4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4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2.88%) 대비 0.03%p 상승한 2.91%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월(2.95%)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던 가계대출 금리는 2월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3월 다시 상승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73%로 한 달 새 변화가 없었다. 주담대 금리는 2019년 6월(2.74%) 이후 최고 수준을 두 달 연속 유지했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9월부터 3월까지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8개월 만에 제자리 걸음 했다. 반면 보증대출 금리는 전월(2.67%)보다 0.06%p 오른 2.73%로, 전체 가계대출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보증대출 금리가 올랐던 이유가 컸다”며 “보증대출 가운데 일부 사업장의 고금리 이주비·중도금 대출이 실행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3.70%에서 3.65%로 0.05%p 떨어지면서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는 신용대출 금리의 지표금리인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등이 하락한 영향이다. 또 일부 은행들이 비대면 신용대출로 우대금리를 제공한 데 이어 신용도가 우량한 차주들이 대출을 많이 받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대출 금리는 2.68%로 전월 대비 0.06%p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전월(2.52%) 대비 0.08%p 내린 2.44%를 기록했다.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2.82%로 전월(2.88%)보다 0.06%p 내렸다.
송 팀장은 “코픽스·CD 등 지표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대기업은 단기대출 비중 증가, 중소기업은 일부 은행의 시설자금 등에 대한 저금리 대출 취급 확대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업과 가계 대출 금리를 모두 반영한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 평균은 3월(2.77%)보다 0.03%p 낮은 2.74%로 집계됐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 평균은 0.86%에서 0.84%로 0.02%p 내려갔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의 대출 금리와 저축성수신 금리의 차이, 즉 예대마진은 1.90%p로 2월(1.91%p)보다 0.01%p 축소됐다.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와 총대출금리는 3월보다 각 0.01%포인트 낮은 0.67%, 2.79%로 집계됐다. 예대마진(2.12%p)은 3월과 같았다.
비은행기관인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의 예금금리(1년 만기 정기예탁금 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달 0.03%p, 0.01%p, 0.01%p 각각 올랐다. 상호저축은행 예금금리만 0.11%p 떨어졌다. 대출금리의 경우 상호저축은행만 상승하고, 신용협동조합·상호금융·새마을금고는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