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에도 은행 부실채권 비율 0.64%… 역대 최저치

2021-03-18     김누리 기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 및 비율 추이. (제공: 금융감독원) ⓒ천지일보 2021.3.18

금감원 ‘작년말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잠정)’

은행들 대손충당금 적립률 138.8%까지 높여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양호한 수준의 자산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저금리 여파로 총여신은 191조원이 늘었지만 부실채권 규모는 1조 4000억원 줄고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적립율을 대폭 높여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기업·개인 대출 만기가 일괄 연장된 점을 감안하면 부실채권비율이 과소평가된 착시라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돼 떼일 위험이 있는 대출금) 비율은 0.64%로 전년(0.77%) 대비 0.13%p, 전분기 대비 0.01%p 하락했다. 이는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38.8%로 전년(112.1%) 대비 26.7%p 상승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부실위험에 대비한 총대손충당금잔액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나눈 백분율 수치다. 적립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부실채권 신규발생 및 정리 추이. (제공: 금융감독원) ⓒ천지일보 2021.3.18

지난해 신규발생 부실채권은 12조 5000억원으로 전년(15조) 대비 2조 5000억원(16.7%) 감소했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은 9조 3000억원으로 전년(11조 4000억원) 대비 2조 1000억원이 줄었다.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2조 8000억원으로 전년(3조 1000억원) 대비 3000억원이 축소됐다.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13조 9000억원으로 전년(17조 8000억원)보다 3조 9000억원(21.7%) 감소했다. 부문별로 상·매각(7조 3000억원),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3조 6000억원), 여신 정상화(2조 3000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부실채권 비율은 대다수 전년 대비 하락했다. 총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전년 대비 0.13%p 줄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전년보다 0.19%p 감소했고, 대기업 여신은 0.27%p, 중소기업여신 0.13%p, 개인사업자여신 0.08%p 축소됐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도 같은 기간 0.04%p 줄어들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0.04%p, 기타 신용대출 0.05%p 하락했고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도 –0.14%p 줄어들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국내은행의 자산건전성은 코로나19에도 불구,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것은 신규 부실채권이 감소한 가운데 충당금 적립규모를 확대하면서 손실흡수능력을 키운 것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은행들이 충당금을 충실히 적립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부문별 부실채권비율. (제공: 금융감독원) ⓒ천지일보 2021.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