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년] ‘반문 상징’ 윤석열 변수에 빨라지는 與野대권경쟁
尹 차기 행보 최대 관심사로 부상
재보선 성적이 중간 분깃점 될 듯
여권 내 제3후보론 부상할지 주목
野, 재보선 패배시 대대적 정계개편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대권경쟁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유민주주와 국민을 보호하겠다’며 직을 던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추후 행보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의 사퇴로 격랑에 빠졌다. 윤 전 총장이 대권경쟁에 합류한다면, ‘1강 2중’의 현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미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기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 전 총장이 32.4%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4.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4.9%를 기록했다.
이전 정부의 ‘적폐수사’를 지휘했던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당장 입당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제3당을 창당하거나, 제3지대에서 중도·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야말로 윤 전 총장이란 변수에 여야 대선주자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우선 차기 대선주자들의 운신 폭을 결정짓는 건 오는 4월 재보궐선거의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주자들은 재보선 이후, 대권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9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이 대표는 김태년 원내대표와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다. 만약 여당이 재보선에서 패할 경우, 이 대표는 향후 대권가도에 제동이 걸린다. 재보선 패배 책임론이 일면서 향후 대권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이때 이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틈을 비집고 제3후보론이 더욱 부상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방역을 진두지휘하며 주요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키우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경수 경남지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여당이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이 대표는 지지율 반등을 위한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총리, 김두관 의원, 586그룹 주자 등 제3후보로 누가 막판에 다크호스로 부상할지 관심사”라고 말했다.
재보선 결과와 다소 거리가 있는 이 지사는 ‘기본 시리즈’를 꾸준히 제시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이 지사가 향후 대세론을 형성한다면, 윤 전 총장과 선명한 대립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렇다 할 유력한 대권주자가 없는 야권은 속내가 복잡하다. 윤 전 총장은 야권의 차기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윤 전 총장이 대권경쟁에 합류할 경우, 그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야권이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5%대의 지지율에도 못 미치는 다른 대선주자들의 존재감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야권이 이번 재보선에서 패할 경우, 대대적인 정계 개편이 불가피하다. 이런 야권 정계 개편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구심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문연대’의 상징으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야권이 똘똘 뭉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야권이 재보선에서 승리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럴 경우 국민의힘은 현재 모습을 유지하면서 제3지대에서 깃발을 들 것으로 보이는 윤 전 총장과 경쟁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야권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한다면, 대혼란이 올 것이다. 총선 직후 멘붕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윤 전 총장은 국민의당에 입당하지 않고 독자세력으로 대결할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을 흡수하는 야권재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