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위기 처한 진주 출신 박생광 화백 그림 보존해야”
“올 연말 미술관 사라질 위기”
“고향 이전, 진주 품격 높일 것”
‘박생광로’ 되살려 예술거리로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기 용인의 박물관 경매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경남 진주 출신 박생광(1904~1985) 화백의 작품을 고향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주혁신포럼은 “‘진채(眞彩) 동양화의 대가’ 박생광 화백의 그림을 진주 시민의 품으로”라는 구호를 내걸고 미술관 건립 추진단을 구성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들은 “박 화백의 작품이 상설 전시된 용인의 이영미술관이 경영난으로 경매에 넘어가 오는 12월까지 장소를 비워줘야 할 상황에 처했다”며 “이대로 진행되면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은 사라지고 그림도 서울 모 갤러리로 옮겨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현대미술의 대가인 박 화백의 그림을 전시할 공간을 만든다면 이는 지역 특유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일 뿐 아니라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의 품격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혁신포럼에 따르면 ‘색채의 마술사’ 혹은 ‘민족혼의 화가’로 불리는 박 화백은 진주에서 출생해 진주농고를 다니던 중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교토시립회화학교(현 교토예술대)를 졸업한 뒤 미술활동을 시작했다.
해방 후 귀국해 고향인 진주에 정착해 ‘청동다방’을 근거지로 설창수 선생 등 진주예술인들과 교류하며 작품활동을 펼쳤고 홍익대에서 미술을 가르쳤다.
초기에는 일본화풍의 경향을 보이기도 했으나 70년대 말부터는 한국적 회화기풍에 집중하며 샤머니즘과 불교설화, 민화와 역사를 주제로 한 채색화에 몰입했다.
그는 단색조가 주류를 이루던 1980년대 초반 민화를 비롯해 불화, 무속화 등에서 발견한 화려한 이미지를 강렬한 색채로 화폭에 담아 당시 화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대표작으로는 혜초, 명성왕후, 녹두장군, 무당, 무속, 토함산 해돋이 등이 있으며 진주팔경 등 진주를 소재로 한 그림도 많다.
또 진주시 미천면 오방리(구 미천초교) 뒷산에는 박 화백의 자취를 찾을 수 있는 묘소가 있다. 태어난 곳인 망경동에는 과거 박생광로(路)가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은 사라지고 말았다.
이에 혁신포럼은 “미술관 건립추진과 함께 탄생지인 망경동 15-2에 ‘박생광 거리’를 조성해 미술가의 거리로 재탄생시키길 희망한다”며 “예술거리 조성을 위한 시민사회의 동참을 요청하는 운동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림을 상설 전시하고 관람할 장소를 찾기 위해서는 진주시민들과 지역 문화예술단체 등 모두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작품이 시민 품 안으로 돌아오도록 지지와 관심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