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인우월주의 대규모 폭력시위… 버지니아 비상사태 선포

2017-08-13     이솜 기자
▲ 미국 버지니아주(州) 버지니아주립대학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남부동맹 기념물 철거에 반대하는 극우세력의 벌어졌다. (출처: 뉴시스)

1명 숨지고 수십명 부상… 트럼프 대통령 “폭력 규탄”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가 일어나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CNN과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폭력시위로 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6000명을 넘기면서 더욱 폭력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최근 샬러츠빌 시 의회가 미국 남북전쟁 당시 흑인노예 해방에 맞서 남부연합군을 이끌어 싸웠던 로버트 E.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항의하는 뜻에서 이번 시위를 주도했다. 

이들이 ‘KKK’ 등의 휘장을 달고 백인우월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시위에 불을 붙이자, 흑인 민권단체 역시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로 맞불을 놓으면서 양측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차량 1대가 시위대에 돌진해 1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태가 커지자 버지니아 주는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경찰은 이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진압에 나섰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주 방위군까지 투입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휴가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시위를 비판하고 자제를 호소했다. 그는 “여러 면에서 드러난 이 지독한 증오와 편견, 폭력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오와 분열을 끝내야 한다. 이런 상처들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것들”이라고 말한 뒤 “우리는 애국심과 진정한 서로에 대한 애정을 가진 미국인으로서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백인우월주의자 계층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그의 당선 이후 이들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가 노골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