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印 재벌 암바니와 회동… AI·반도체·통신 등 전방위 협력 확대

삼성 계열사 경영진, 암바니에게 사업 현황 소개 암바니, AI·XR·디스플레이 등 삼성의 신기술 체험 삼성 사장단과 저녁 만찬… 협력 확대 방안 모색  이 회장,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신사업 개척 앞장

2025-11-25     김정필 기자
[천지일보 경주=김정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 한미 비지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를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10.29.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시아 최고 부호로 알려진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을 만나 반도체, 통신, 데이터센터, 배터리 등 신사업 분야에서의 전방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암바니 회장에게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파운드리 ▲AI 데이터센터 ▲차세대 통신 ▲미래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랜트 건설 및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이날 암바니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인력개발원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으로부터 사업 현황을 소개받고, 갤럭시XR·마이크로 RGB 디스플레이 등 삼성전자의 신기술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다.

행사 후에 암바니 회장은 이재용 회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전방위적인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 사장,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남궁홍 삼성E&A 사장, 이재언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암바니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했다.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과 장남인 아카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 이사회 의장이 25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이날 암바니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삼성전자 주요 사업장을 둘러본 뒤 서울에서 만찬을 갖을 것으로 전해졌다. 2025.11.25. (출처: 뉴시스)

암바니 회장은 순자산이 1160억 달러(약 170조원)에 이르는 인도 최대 갑부다. 지난해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갑부 순위 중 9위에 올랐다.

그가 이끄는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 그룹은 화학·유통 중심의 기존 사업을 정보통신(ICT) 분야로 확대하며 사업 구조를 넓혀가고 있어, 향후 반도체·통신·디스플레이·배터리·EPC(설계·조달·시공) 등 종합 역량을 갖춘 삼성과의 사업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인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등 AI 관련 사업을 확장하며 ‘딥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삼성은 향후 6G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ESS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릴라이언스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2019년 3월 10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고 갑부’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19.3.11 (출처: 연합뉴스)

이 회장은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암바니 회장의 세 자녀 결혼식에 모두 초청받을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암바니 회장의 장녀 이샤 암바니의 결혼식과 2019년 장남 아카시 암바니의 결혼식에 이어 지난해 7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에 모두 참석했다.

삼성과 릴라이언스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때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 2012년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와 4G 네트워크 구축 계약 체결을 계기로 사업 협력을 본격화했으며, 2022년 12월에는 5G 무선 접속망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치킨 회동 중 치킨을 나눠주는 황 CEO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천지일보 2025.10.30.

한편 이 회장은 오랜 기간 축적한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신사업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과 만나 AI 팩토리 구축, 차세대 메모리·파운드리 공급, AI-RAN 등 전방위 분야에서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를 주도했다.

지난 13일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찬을 함께 하며 AI 등 차세대 기술 기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