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취업난에… 직업계고 학생들 ‘취업 대신 대학’ 선택 늘었다
취업 55.2%, 진학 49.2% 진학률 전년보다 1.2%p↑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직업계고 졸업생들이 취업 대신 대학 진학을 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경기 악화 등으로 신규 채용이 줄면서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일반고 직업반 학생들의 취업 여건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졸업생 5명 중 1명은 취업도 진학도 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25일 발표한 ‘2025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 통계’에서 이 같은 현황을 공개했다. 정부는 매년 4월 1일 기준으로 고용보험·건강보험 등 공공데이터와 연계해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진학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올해 2월 졸업한 전국 575개 직업계고 학생 5만 9661명 가운데 취업자는 1만 5296명, 진학자는 2만 9373명으로 집계됐다. 진학자·입대자 등을 제외하고 계산한 취업률은 55.2%로 전년 대비 0.1%p 낮아졌다. 반면 진학률은 49.2%로 1.2%p 상승했다.
취업도 진학도 선택하지 않은 미취업자 비율은 20.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0.5%p 줄어든 수치로, 졸업 전 진로를 결정한 학생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제조업 경기 부진이 취업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업계고는 주로 제조업에 취업하는데 고용 중 특히 제조업이 상당히 안 좋다”며 “진입하려는 일자리 사정이 녹록지 않고 첫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 심화하다 보니 자기 숙련을 더 하려고 대학 진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유형별 취업률은 마이스터고가 73.1%로 가장 높았고, 특성화고는 52.4%, 일반고 직업반은 38.2%에 그쳤다.
근무 사업장은 30~300명 미만 기업 비율이 3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0명 이상(25.4%), 5~30명 미만(24.6%), 300~1000명 미만(10.9%), 5명 미만(5.3%) 순이었다. 특히 300명 이상 기업 취업 비율은 36.3%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지역별 취업률은 대구(67.8%), 경북(63.9%), 대전(60.7%), 울산(60.3%) 등이 전국 평균(55.2%)을 웃돌았다.
한편 직업계고 출신 건강·고용보험 가입자 1만 6435명을 대상으로 한 추적조사에서는 6개월 고용 유지율이 83.1%, 1년 유지율이 68.2%로 확인됐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직업계고 졸업생들이 산업계 변화에 맞춰 직무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첨단산업 연계 학과 재구조화를 추진하고, 마이스터고·협약형 특성화고 등 우수 직업계고 모델을 육성하겠다”며 “채용 연계형 직무교육 과정을 강화하고 양질의 고졸 일자리 발굴도 관계 부처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