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이만희 평화실화 FOCUS│HWPL 뉴스레터(147)] 일본 오사카서 하나된 HWPL과 시민 평화 목소리
평화 만국회의 11주년 기념 시민 중심의 평화 행사 개최 평화 활동, 지역사회로 전파 각자의 삶 나누며 평화 논의 “작은 행동이 평화로 이어져” 지역갈등, 평화적 해결 모색 세대·국경 넘어 공유된 평화 “시민의 의견으로 평화 구축”
인류는 그간 하나가 되지 못했다. 비극적인 전쟁도 막을 수 없었다. 현재도 지구촌 곳곳에선 전쟁으로 인한 아픔·고통·죽음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이러한 때에 ‘위 아 원(We are one, 우리는 하나)’을 외치며 전쟁을 종식 짓고 실질적인 평화를 이뤄가는 단체가 있어 주목된다. 바로 세계적인 민간 평화단체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이다. HWPL은 세계 각국에 지부를 두고 정치, 법조, 종교, 교육, 언론, 여성, 청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활동가들을 모아 활발한 평화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HWPL은 세계 국제법 석학들을 모아 ‘지구촌 전쟁종식 평화선언문(DPCW)’이라는 국제법 조항을 만들고 이를 유엔(UN)에 상정해 지구촌의 항구적인 평화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본지는 HWPL과 이만희 대표의 평화 행보를 전하며 인류 평화를 위한 숭고한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기획을 마련했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국제평화 NGO인 HWPL 주최로 전 세계 각국에서 이어진 기념 포럼들이 시민 중심의 평화 실천 모델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어 주목된다. 카메룬·태국·조지아주·루마니아·잠비아 등지에서 이어진 포럼과 활동에 이어 일본 오사카부 사카이시에서도 평화를 주제로 한 시민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한국 청주에서 개최된 ‘9.18 평화 만국회의 11주년 기념행사’를 잇는 글로벌 연속 행사로, 일본 시민사회가 HWPL의 가치와 평화 철학을 수용해 자체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사회 기반 평화포럼 등장
지난달 11일 사카이시 산업진흥센터에서 열린 ‘9.18 평화 만국회의 11주년 기념 시민 평화포럼’에는 일본·한국·중국·미얀마 등 여러 국적의 시민들이 모였다. 참석자들은 대학생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우리가 하나로 연대한다면 어떤 평화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국가·군·종교 중심의 기존 평화 담론과 달리 이날 포럼은 철저히 ‘시민사회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독창적 의미를 가진다. 일본에서 시민 주도의 ‘평화포럼’이 흔치 않은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포럼은 일본 내부에서 평화 의제가 지역사회로 깊이 스며들기 시작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사카이 포럼에서는 각각 다른 문화와 삶의 배경을 가진 참석자들이 ‘평화는 무엇인가’에 대해 각자의 경험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안전한 일상 ▲사회적 배제 없는 구조 ▲국가 간 충돌의 비폭력적 해결 ▲종교·문화 다양성 존중 등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평화의 조건들이 자연스럽게 논의됐다.
참가자들은 ‘평화는 구호가 아닌 일상의 선택’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고 ‘개인이 일상의 작은 행동을 통해 평화를 구현해야 한다’는 실천적 결론을 제시했다.
니시나리 카마가사키 노동조합의 미우라 슈니치 부위원장은 HWPL 활동에서 젊은 세대와 여성 참여가 두드러진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오키나와 문제를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키나와는 일본 영토의 0.6%에 불과하지만 일본 내 미군기지의 약 70%가 집중된 지역이다. 이와 관련해 미우라 부위원장은 기지 주변 범죄 문제, 소음·오염 등 환경 피해, 토지 수용과 강제 접수로 인한 주민 갈등, 중앙정부와 오키나와 현의 지속적 충돌 등의 문제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며, 이를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문제의식은 일본 사회에 오랫동안 자리한 구조적 갈등을 되짚는 계기가 됐다. 오키나와는 미군 주둔 부담을 과도하게 떠안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며 이러한 지역차별 구조는 일본의 평화 정체성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이다.
◆전쟁 아픔, 평화활동 동기로 전환
히로시마 평화 가이드로 활동하는 기타가와 카즈야는 어린 시절부터 들어온 가족의 걱정을 소개하며 전쟁이 개인 삶에 미치는 공포를 생생히 전했다.
그의 할머니는 “일본이 다시 전쟁으로 향하는 것 같아 두렵다. 손자가 전장에 끌려가 죽는 일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는 히로시마·나가사키의 핵폭격 트라우마가 여전히 일본 사회에 깊게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가족의 두려움은 시민이 평화운동에 나서는 가장 현실적 동기이며, 평화가 추상적 이상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죽지 않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일깨운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토론 끝에 평화 실현을 위한 구체적 행동 방향을 정하면서 ▲지역 내 평화·인권 이슈에 대한 시민 토론 활성화 ▲세대 간 대화를 통한 전쟁 기억 계승 ▲해외 사례 학습을 통한 지역 평화정책 벤치마킹 ▲다문화 공존 도시를 위한 소규모 시민 프로젝트 추진 ▲국제 평화기구와의 교류 확대를 통한 지역–국제 연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제안은 “평화는 선언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포럼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로, 일본 사회가 평화문제를 시민의 삶 깊숙한 자리로 가져오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포럼 마지막에서 HWPL 고베지부는 지역 시민 의견을 반영한 행동체계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일본 사회가 중앙정부 중심의 평화 담론에서 벗어나 지역 시민이 직접 주체가 되는 상향식 평화모델로 전환할 수 있음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또한 일본 내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인 학생, 노동자, 종교인, 이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다층적 평화 생태계가 구축될 가능성을 열어주며 지역에서 시작된 변화가 국가적 담론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행사와 같이 HWPL의 평화 활동은 일회성 구호가 아니라 지역사회와 시민 개인의 일상 속으로 평화의 개념을 확장해온 시간으로 평가된다. 오키나와 갈등의 평화적 해결 모색, 전쟁의 기억과 평화 활동 동기부여, 다문화 공존의 과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 논의 등 일본 사회가 직면한 현실을 시민 스스로 평화의 언어로 다시 해석하고 해결의 길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장되면서 HWPL의 향후 활동에 대해서도 관심을 모은다.
◆일본 오사카서 ‘평화행진’
한편 지난 5월 24일 HWPL 고베지부는 세계평화선언문 12주년 기념 평화걷기대회를 일본 오사카에서 열었다. 행사는 ‘우리는 평화의 일꾼입니다. 함께 걸어요’라는 주제로, 청년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화를 실천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평화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마련됐다.
행사는 오사카의 우쓰보 공원에서 열린 ‘평화 부채 만들기’ 활동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평화에 대한 진심을 담아 약 3㎞ 구간(우쓰보 공원~모토마치나카 공원)을 함께 걸으며 평화걷기를 이어갔다. 걷기에는 약 400명의 HWPL 청년 회원들이 참여해 지역사회에 평화의 메시지와 ‘평화의 주체로서 살아가겠다’는 결의를 전했다.
오사카 사야마시 시의원 고시바 히데토시는 행사 소감을 전하며 “평화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HWPL과 그들의 활동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며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진심으로 걷는 청년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고 이들의 노력을 적극 응원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평화걷기는 오사카를 대표하는 거리인 미도스지(Midosuji) 대로를 따라 진행됐다. 주최 측은 “청년들의 자발적 평화 활동이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HWPL 고베지부는 “앞으로도 일본 각 지역에서 평화걷기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평화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