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한일 ‘저비용 사회’로의 전환 고민해야… 에너지·의료·스타트업 협력”

2025-11-21     김정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일본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5’의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철희 일본 국제문화회관 특별고문(前 주일대사), 후지이 테루오 도쿄대 총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와이 무츠오 일본경제동우회 회장대행 겸 일본담배산업 이사회 의장, 이한주 뉴베리글로벌 회장. (제공: SK) ⓒ천지일보 2025.11.21.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은 21일 우리나라와 일본이 ‘저비용 사회’의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21일 일본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5’의 ‘비즈니스리더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한국과 일본은 더 빠른 이익을 추구하는 전통적 자본주의의 한계를 넘어, 사회 전체 비용을 낮추는 저비용 사회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저비용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세 가지 협력 축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첫째로 양국은 모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에너지를 함께 저장하고, 함께 공유하고, 함께 운용하면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둘째로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비 문제는 양국이 각각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중복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보험 체계가 달라도 일부 상호 인정 제도를 도입하면 양국의 고령층이 서로의 의료·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사회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최 회장은 스타트업을 협력을 활용해 한일 양국의 사회 문제 해결 테스트베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 문제를 해결한 스타트업에 사회적가치 크레딧을 부여한다면 사회 비용 절감과 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접근이 우리나라와 일본이 공동으로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 회장은 이날 저비용 사회 구축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저비용 사회를 만든다면, 경제·민간 측면에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 자본주의가 금전적인 효율성을 강조했다면, 이제 사회적 가치에 대한 효율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사회적 가치에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사람들의 두뇌 활용을 극대화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본주의는 본래 탐욕을 기반으로 한 만큼, 인센티브가 모든 차이를 만든다는 의미다.

그는 또 인공지능(AI), 데이터 등을 통해 사회적가치 비용이나 창출 가치를 정량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도쿄포럼은 최종현학술원과 일본 도쿄대가 급격한 기술발전, 지정학적 불안정 등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매년 공동 개최해온 국제 포럼이다. 올해는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하다 : 다양성, 모순, 그리고 미래(Rethinking Capitalism: Varieties, Contradictions, and Futures)’를 주제로 다양한 국가의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