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해역 좌초 여객선, 항로 이탈 정황 드러나

승객 246명 전원 무사 확인 항적 분석해 사고원인 규명

2025-11-20     김미정 기자
목포항에 정박한 퀸제누비아2호. 신안 해역 좌초 사고 후 예인된 여객선의 선수 벌브가 크게 찢어진 모습이 확인된다. 사진은 파손 상태 점검을 위해 목포 북항에 정박한 선체 전경. (제공: 목포해양경찰서) ⓒ천지일보 2025.11.20.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제주에서 목포로 향하던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전남 신안 해역에서 좌초한 사고와 관련해 목포해경이 확보한 항적 분석 자료에서 사고 해역 인근에서 수차례 항로 변경이 있었던 정황이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선수 벌브(Bulbous Bow)가 크게 찢어졌으나 승객 246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

목포해경이 20일 공개한 ‘퀸제누비아2호 항적 주요 거리’ 자료에 따르면 사고 해역은 신안 죽도 인근(표시 ①)으로 사고 직전 선박이 정등해 16호 부이 주변에서 항로를 급히 변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울도 서방 해역의 10호 부이 지점(표시 ③)을 지나면서도 잦은 변침 기록이 확인됐다. 이 구간은 등부표가 설치된 협수로이며 해경은 “항로 폭이 약 0.45해리(약 830m)에 불과해 안전 항해가 특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퀸제누비아2호 항적 분석 자료. 신안 죽도 인근 좌초지점을 포함해 사고 직전 변침 지점(정등해 16호·10호 부이)과 항로 폭 등이 표시돼 있다. 목포해경은 이 항적 정보를 토대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제공: 목포해양경찰서) ⓒ천지일보 2025.11.20.

좌초한 여객선은 지난 19일 밤 암초와 충돌한 뒤 기관실 침수 없이 자력 항행은 어려운 상태였으며 해경이 구조세력을 투입해 승객 전원을 안전 확보한 후 20일 오전 목포항으로 예인됐다. 선체 점검 결과 선수부 외판이 깊게 파손되고 내부 골조가 드러난 상태가 확인됐으며 충돌 흔적이 뚜렷했다.

목포해경은 현재 레이더 항적 기록, 조타기 조작 이력, 항로 표지 설치 해역의 위험 요소 등 종합 항해 정보를 토대로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사고 당일 기상 여건과 조류 흐름, 항로 선택 판단 등을 중점 검토할 예정이다.

해경 관계자는 “승객 대피 과정에서 큰 혼란 없이 구조 작업이 이뤄졌고 선박 안전 조치는 신속하게 진행됐다”며 “정밀 조사 후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선사는 선체 임시 보강과 정식 수리를 병행한 뒤 향후 운항 재개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