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행복하기] 빼기의 법칙

2025-11-18     천지일보

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소크라테스의 아버지 소프로니스코스는 석공으로 알려져 있다. 위스콘신주의 리폰대학 철학 교수였던 코라 메이슨(Cora Mason)이 가벼운 소설 형식으로 ‘소크라테스-끊임없이 질문을 던진 사람(Socrates-The man dared to ask)’이라는 책을 썼다. 내용 중에 아버지 소프로니스코스가 아들 소크라테스에게 사자를 조각하는 일을 가르치는 장면이 나온다.

어린 아들이 커다란 대리석을 앞에 두고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한 마음으로 어디에 정을 대고 얼마나 깊이 박아야 하는지를 묻자 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먼저 바로 그 돌 속에서 사자를 보아야만 한다. 마치 돌의 표면 뒤에 사자가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야. 그다음에는 사자를 풀어놓아 주어야 한단다. 그 사자를 잘 보면 잘 볼수록 어디를 얼마나 깊이 쪼아야 하는지 그만큼 잘 알게 되는 거지. 물론 그 후에 중요한 것은 연습과 훈련이란다.”

필요치 않은 부분을 얼마나 정교하게 깎아 내느냐에 따라서 훌륭한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이 나뉘게 된다.

사실 이것은 우리 인생을 조각하는 데도 똑같이 적용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에 대해서 필요한 일은 두고 필요치 않은 일을 계속 줄여나가면 된다. 우리가 기억하는 모든 성공한 사람들은 필요 없는 일들을 줄여서 필요한 일에 집중한 사람이다.

APEC 만찬 문화 공연에서 바이올리니스트 11세 김연아 양이 요즘 가장 핫한 케데헌 ‘골든’을 연주했다. 현대자동차에서 제공한 4족 로봇개의 댄스와 어우러진 바이올린 공연이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모른다.

김연아 양을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장담하건 데 다른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한 채 바이올린 연습에 상당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자신의 인생을 조각하는데 있어서 소극적이다. 무엇을 만들지도 정하지 않은 채 다짜고짜로 정과 끌을 가지고 덤비는 것과 비슷하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인생에 조언까지 한다. 자신이 멋진 조각가가 아니면서 다른 사람의 작품을 평가하고 조언한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나는 어떤 것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우선 인생 목표는 둘째로 하더라도 행복한 인생을 꿈꾼다면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 보고 그러한 일들을 깎아내고 다듬어야 할 것이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하거나 만남의 횟수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은 인간관계라고 답한다. 더구나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은 대부분 가까운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도 약간의 거리를 두다 보면 애틋한 감정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다가가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면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시선 등은 깎아 버려야 할 부분이다. 욕먹을까봐, 못된 사람으로 비쳐질까봐 걱정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사자를 조각하려고 했는데 고양이라도 되면 좋겠지만 뒤죽박죽 아무모양도 만들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억울할테니 말이다. 자신을 가장 멋지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빼야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해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