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포토에세이] ‘오로라’ 하늘이 드러낸 빛의 연주

2025-11-18     이솜 기자
12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주노 도심 인근의 퍼서비어런스 트레일에서 바라본 북극광이 주노 능선 위로 맥동하듯 펼쳐지고 있다. (AP Photo/Becky Bohrer,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겨울밤의 하늘은 멈춰 있는 듯 보이지만, 북극권에서는 매 순간 색이 흐른다. 태양에서 날아온 입자들이 대기와 충돌할 때, 초록과 보라의 커튼이 펼쳐지고 검은 하늘은 거대한 무대가 된다.

이날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스터지스 상공이 ‘오로라 보레알리스’로도 불리는 북극광의 빛으로 물들고 있다. (CJ Yushta Photography/via REUTERS, 연합뉴스)

아이슬란드 해안, 노르웨이 피오르, 캐나다 프레리까지 각기 다른 풍경은 같은 빛에 물들며 서로의 경계를 지운다. 어떤 곳에서는 얼어붙은 호수 위에 길게 드리워지고 어떤 밤에는 마을 불빛 위로 내려앉아 인간과 자연의 거리를 좁힌다.

이날 이탈리아 아오스타계곡의 발투르넨체 밤하늘이 북극광의 빛으로 환히 밝혀지고 있다. (Matterhorn Ski Paradise And Feratel/via REUTERS, 연합뉴스)

오로라(북극광)는 태양에서 쏟아져 나온 고에너지 입자들이 지구 자기장과 상호작용하며 만들어진다. 산소는 초록·붉은 빛을 내고, 질소는 파랑이나 보라빛을 만들어낸다.

이날 영국 북동부 해안 휘틀리베이의 세인트 메리스 등대 위 하늘이 ‘북극광’으로도 알려진 오로라 보레알리스의 빛으로 물들고 있다. (Owen Humphreys/PA via AP, 연합뉴스)

태양 활동이 활발하고 지구 자기장이 요동치면 북극광은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는 지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올해 최대 규모로 일어난 태양 활동 여파로 이번 오로라는 미국 전역을 비롯해 영국과 네덜란드 등 유럽대륙, 멕시코 일부 지역에서까지 관측됐다.

이날 새벽 헝가리 북부 살고터르얀에서 바라본 하늘이 북극광(오로라 보레알리스)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Peter Komka/MTI via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