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기, 한강 수심 예상 못 했다”… 한강버스 좌초, 체계적 보완 필요
한강 수상버스 상류 구간 운항 중단 갈수기, 수심 관리 허점 드러내 서울시, 상류 항로 안전 점검 나서
[천지일보=이문성 기자] 운항 중이던 한강버스가 얕은 강바닥에 걸려 멈추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한강 수상교통 운영과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한강버스가 압구정 인근 항로를 운항하던 중, 수심이 낮은 구간에 진입해 강바닥에 닿으며 정지됐다.
당시 버스에는 승객 82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119 구조대와 관광경찰이 투입돼 전원 안전하게 하선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문제는 이번 사고가 단순한 항로 착오를 넘어, 수심 관리와 항로 설정, 야간 운항 관리 등 서울시의 전반적 수상 운영 체계에 허점이 있다는 점에서 제기된다.
사고 선장은 “항로표지가 잘 보이지 않아 다른 표식을 보고 운항하다 낮은 수심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시 한강본부는 “사고 지점은 수심이 평소보다 낮아졌던 시점으로, 선박의 바닥이 간조(干潮) 상태의 강바닥에 닿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수역에는 매설된 가스관과 보호 구조물도 함께 존재해 운항 시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었다.
시 측은 “항로 설정 당시 수심 2.8m를 확보했으나, 갈수기에 들어서며 예상보다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스관은 콘크리트로 밀폐돼 있어 파손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후 시는 한강대교 상류 구간의 운항을 잠정 중단해, 한남대교~여의도 구간까지만 제한 운항하기로 했다.
또한 잠수사 투입, 수중 소나 탐색, 퇴적 현황 조사 등을 통해 상류 항로 전체에 대한 안전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수심 확인과 함께 야간 운항 중 항로표식 시인성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며 “선장·기관장을 대상으로 야간 운항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도 뚝섬과 망원 구간 등에서는 스크류 이물질 얽힘, 시동 꺼짐 등 유사 사고가 보고된 바 있어 한강 수상버스 운영의 체계적 보완이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