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팩트시트 발표… 李대통령 “통상·안보 협의 최종 타결”

2025-11-14     박혜옥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장에서 한미 팩트시트 최종 합의와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한미 양국이 지난달 경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관세·안보 협상의 최종 결과물이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14일 공식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무역·통상 협상과 안보 협의가 모두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양국은 정상회담 이후 16일 만에 문안 조정을 마무리하며 협상 내용을 확정했다.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이 포함됐다. 미국은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했으며,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핵잠 추진과 관련해 큰 줄거리가 합의됐다”며 모든 논의가 “한국 내 건조를 전제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도 문건에 담겼다. 미국은 기존 한미 원자력 협정 및 자국 법규를 준수하는 범위에서 한국의 평화적 핵연료 주기 관련 권한 확대 절차를 지지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즉각적인 권한 확대는 아니며, 향후 협정 개정과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조정 범위를 둘러싸고 추가 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한반도 방위에 대한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미국도 이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과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역시 다시 확인되었다.

경제·통상 분야 합의도 포함됐다. 양국은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된 사업에 한해 진행된다는 점을 명확히 해 논란을 차단했다.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고, 한국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전통 산업부터 첨단 산업까지 협력 분야도 넓어졌다. 조선·원전 외에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 분야 협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상선과 해군 함정의 국내 건조가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한 점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번 협상을 “한미동맹의 르네상스”라고 평가하며 “상식과 이성에 기반한 최선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다만 “협상 타결은 출발점일 뿐”이라며 국제 정세 불확실성 속에서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다음 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 계획을 밝히며 “국민과 기업이 더 안전하게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