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인사이드-불법개종강요(8) 피해자의 편지] “종교 자유 있는 한국서 불법개종강요… 신앙, 강요 아닌 선택”

부모 통해 개종 동의서 작성 하루 10시간씩 개종 강요해 탈퇴서 쓸 때까지 감금 협박 할머니 부고 거짓말로 유인해 경찰, 신고해도 가족 문제 치부 사과 받았지만 여전히 상처 깊어

2025-11-12     임혜지 기자
(제작: 챗GPT)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가족에 의한 강제감금과 개종 강요로 신앙의 자유를 침해당한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된 폭력 뒤에는 개종 목사가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외딴 수련원과 펜션, 심지어 자택까지 개종 장소로 이용되는 등 반인권적 행태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 다음은 피해자들의 호소문 전문이다.

◆“자물쇠부터 CCTV까지… 감옥 그 자체”

저는 신천지예수교회에서 친자매 2명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저희의 신앙 고백을 들으신 이후부터 줄곧 반대해오셨습니다.

그러던 2022년 12월 30일, 동생이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먼저 여수로 이동한 그날 가족 모두와 연락이 끊겼습니다. 다음날 아버지와 연락이 닿았지만, 아버지는 계속 동생과의 소통을 차단했고 모든 상황을 숨겼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2023년 1월 5일, 아버지는 저를 데리고 어머니와 동생이 있는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도착한 곳은 여수 돌산읍에 위치한 한 수련원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부모님이 저의 핸드폰과 모든 소지품을 뺏고 몸을 수색하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들을 서슴없이 하는 것을 보고 자녀를 개종 장소로 데려오도록 하기 위해 개종 목사들이 부모님에게 지시한 행동임을 알게 됐습니다. 수련원은 외딴곳에 있었고 모든 방은 잠금장치가 있었습니다.

시작 전 부모님이 개종 참여에 억지로 사인을 시킨 뒤에야 한 목사가 들어왔습니다. 총 5명의 개종 목사를 만났고, 이들은 하루에 10시간씩 개종 강요를 했습니다. 매시간 ‘탈퇴 확인서’를 내밀었고 부모님을 통해 저를 압박해 탈퇴서를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그 교회를 계속 다니면 앞으로 절대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며 인생을 망친다”며 부모님을 계속 압박했습니다.

개종이 되지 않자 2022년 1월 9일, 여수 돌산읍 평사로에 있는 펜션으로 장소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개종 목사 소유의 펜션이었고 펜션 외부는 물론 방과 거실에 CCTV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또한 2층 숙소로 이동하는 중간 문에는 마치 감옥처럼 외부에서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이는 철저하게 강제 개종을 목적으로 개조한 공간이며 감옥과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곳에서 일주일간의 개종 목사의 말을 듣기로 약속하고 개종 과정이 진행됐습니다. 일주일이 되던 날에도 제 맘은 변함이 없자 개종 목사는 갑자기 말을 바꾸며 “탈퇴서에 사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핸드폰을 돌려줄 수 없고, 집에도 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에 반발했으나 부모님은 언성을 높이며 폭력적인 모습들을 보였고 “너 때문에 천만원 가까이 썼다. 네가 그 교회를 계속 다니면 내가 가서 불을 지르겠다”며 협박도 서슴없이 했습니다.

그 뒤로 본가에 돌아와서도 핸드폰과 소지품을 모두 빼앗긴 채 방에 갇혀서 개종 시도만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5일간 개종 압박을 더 받았고, 2022년 1월 28일 부모님의 마음이 약해진 틈을 타 같이 장을 보러 갔던 빵집 직원의 핸드폰을 몰래 빌려서 경찰에 신고해 보호 쉼터로 이동하면서 감금과 강요의개종 과정은 끝나게 됐습니다.

하지만 개종 목사들은 제 부모님을 쉽게 놔주지 않았습니다. 제게 계속 폭언과 폭력적인 행동을 하게 했고 “딸 때문에 가정의 화목이 깨진 것이다” “부모가 기간을 짧게 잡아서 개종이 안 된 거다, 부모가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라는 말들로 책임을 지웠습니다.

오직 돈이 목적인 개종 목사들로 인해 저와 가족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게 됐고 가족들과 제 사이에는 불신과 다툼만 남게 됐습니다. 화목했던 가정을 파괴하고 상처만 남기는 강제 개종은 근절돼야 합니다.

◆“흉기까지 든 어머니… 이런 공포 처음”

저는 2025년 1월 강제 개종의 피해를 받았습니다. 저희 가족은 별다른 문제없이 화목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기성 교단에서 인정하지 않는 교회에 다닌다는 것을 가족들이 알게 된 후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장로교 신앙을 30년 이상 하신 분으로 제가 어디서 신앙하는지를 알게 된 후 많은 충격을 받으셨습니다. 2년간 어머니께서는 수시로 자취방을 찾아오시거나 연락해 저의 신앙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를 요청했고 저도 선뜻 응했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신앙에 대한 입장과 가치관의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대화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3년이 흐른 어느 날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서울에 가야 한다는 어머니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 차로 같이 이동하자고 하셔서 부모님을 모시러 집으로 가게 됐고 본가에 도착해 어머니께 전화를 하니 일단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집에 들어가 아버지께 인사하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을 때, 어머니께서는 현관문에 자물쇠를 채우셨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화장실과 거실의 창문에 창살이 설치돼 있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제가 나가지 못하도록 모든 문을 차단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저를 강제로 개종 시키기 위해 집으로 유인했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됐습니다.

이상함을 느낀 제가 도망치려 하자 부모님은 저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온몸으로 붙잡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여기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각서를 하나 주셨고 “절대 외부로 이 사실을 얘기하지 말고 내가 적어둔 멘트대로 너희 교회 다니는 지인에게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거부하자 휴대폰을 빼앗고 응하지 않으면 평생 이 집에서 못 나간다고 협박했습니다.

저는 마지못해 어머니의 요청대로 교회 지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휴대폰을 돌려받은 틈을 타서 ‘집 주소’와 ‘도와주세요’라는 문구를 보냈습니다. 몇 시간 후 경찰이 찾아와 신고가 들어와 생존 여부만 확인하고 가겠다 했으나, 어머니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강제 개방하겠다고 하자 그제야 문을 열었고 경찰은 “가족끼리 잘 정리하라”며 돌아갔습니다.

이후 어머니는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흉기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무슨 짓을 하면 죽이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저는 처음 보는 부모님의 모습에 너무나도 충격을 받았고 공포스러웠습니다.

한 달 동안 집에 갇혀 지내며 하루에 두 번, 3~4시간씩 개종 영상을 시청하며 원치 않는 대화를 나눠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수시로 개종 목사와 연락하며 평소와 달리 저를 대했습니다. 그제서야 이 모든 게 어머니의 행동이 아니라 개종 목사의 사주를 받은 행위임을 알게 됐습니다.

상황을 풀어보려 대화를 시도했지만 어머니는 공격적으로 대하며 “그냥 네가 인정하고 돌아오면 된다”는 말만 하셨습니다.

일주일이 지나 지인의 신고로 경찰이 다시 출동했지만 어머니는 짜증을 내며 아무 일도 없다고 돌려보내려 했습니다. 긴 실랑이 끝에 경찰이 집으로 들어와 저의 상황을 확인했고 중재를 통해 부모님과 대화를 하게 됐습니다.

경찰의 중재로 부모님은 “2월 첫째 주까지만 아들과 함께 있으면서 개종을 진행하겠다. 그때까지 바뀌지 않으면 포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도 동의했습니다.

이후 마지막으로 개종 목사의 말을 3~4시간 들었으나, 저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고 오히려 신앙에 대한 확신이 더 강해졌습니다. 결국 개종 목사는 포기했습니다.

마지막 날이 돼 부모님은 현관 자물쇠를 열어줬고 저는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부모님은 “더 이상 네 신앙에 간섭하지 않겠다. 개종 목사와 함께 한 것이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너를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네게 상처를 줘 미안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서로의 신앙 기준이 다르더라도,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개인의 신앙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자기와 가는 길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을 막거나 강제로 바꾸려는 것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저 역시 이 일로 큰 상처를 받았지만,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며 가족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부모를 사주해 강제 개종을 시키는 개종 목사도, 가족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강제 개종도 불법적인 행위라는 것입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이러한 불법 강제 개종은 반드시 근절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