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스케치] 공학목재 CLT로 집을 지을 수 있나요
김동희 건축가
CLT(Cross-Laminated Timber)는 교차로 적층한 목재 패널을 사용해 집을 짓는 방식으로, 실제로 주택 건축에 적용되고 있는 공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CLT를 이용한 단독주택과 다가구 주택, 심지어는 중층 아파트까지 지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지어지고 있다.
CLT 주택의 가장 큰 특징은 시공 속도와 정밀함이다. 패널이 공장에서 미리 설계 도면에 맞게 가공되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크레인을 이용해 블록을 쌓듯 조립하는 과정만 남는다.
우리가 손쉽게 생각하는 모듈하우스 느낌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덕분에 골조 공사가 짧은 기간 안에 마무리되고 시공 품질도 일정하게 유지된다. 또한 목재 패널을 그대로 실내에 노출하면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미적 장점도 있다.
CLT 주택은 구조와 마감, 설비 배치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초기에 통합 설계돼야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제대로 된 하이테크 건축이라 할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는 경량목구조나 중목구조보다 자재 단가가 다소 높지만 시공 기간이 짧아 인건비와 관리비를 줄일 수 있고, 완성도 높은 시공으로 장기적인 유지관리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따라서 CLT 주택은 단순히 예산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원하는 공간의 규모와 디자인, 그리고 건축주의 생활 가치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CLT로 집을 짓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며 이미 세계 여러 곳에서 검증된 방식이다. 다만 주택 규모와 예산, 원하는 생활 방식에 따라 CLT를 단독으로 쓰거나 중목구조·콘크리트와 혼합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요한 점은 CLT는 나무라는 친근한 재료로 하이브리드 공법으로 지어지지만 그 속은 매우 과학적이고 정밀한 설계와 시공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이 우주적인 관점에서 건축을 되돌아볼 때 그 가치를 이해하고 고급 건축에 적용됨이 마땅하다고 판단한다.
“목구조 건축은 자연의 재료로 구현된 가장 인간적인 하이테크 건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