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詩] 긍게-홍철기
2025-11-10 천지일보
긍게
홍철기
그 말 한마디에
울컥했다
긍게
당신이 말이
나를 붙든다
왜라고 말하지 않아서
더 이상 말할 수 없었지만
입안 가득 동그랗게 말아 불러주는
그 따듯함으로
오늘을 토닥여주며
내게 건넨
긍게
[시평]
이 시는 간결한 언어와 반복적인 표현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하며, 감정의 섬세한 결을 탐구한다.
시의 중심에 자리 잡은 단어 ‘긍게’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그 자체로 시의 중심축이 된다. 이 단어는 특정 지역에서 사용하는 방언이지만 시인의 손길을 거쳐 보편적인 위로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상징으로 변모한다. 4연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깊이를 암시하며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따스함과 공감을 강조한다. 시의 마지막 부분 “오늘을 토닥여주며/ 내게 건넨// 긍게”에서 이 단어가 단순한 언어적 표현을 넘어 삶의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이 시는 독자에게 간결한 언어 속에서도 풍부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소소한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따뜻함과 위로를 새롭게 조명한다. ‘긍게’라는 단어 하나가 품고 있는 다층적인 의미는 독자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시가 가진 힘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이도훈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