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전 정부서 관세 협상 끝내려 했다면 깊은 수렁 빠졌을 것”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 대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대선 시기에 끝을 내려고 했던 것인데 그랬다면 우리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수렁에 빠진 상태에서 시작하게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사전 점검을 위해 경북 경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정부의 협상 능력을 둘러싼 정치적 평가에 대해 “지금 정부가 협상을 잘했느냐 못했느냐에 대한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다”면서도 “미국 측의 최초 요구가 우리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것이라는 판단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공감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총리는 “지난 정부 당시 한덕수 총리나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의 상당수 책임 있는 분들도 (협상을) 빨리 끝내지 왜 그랬느냐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우리 (정부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것, 길게 봐서 우리 국가와 국민이 감당해야 할 부분을 경감하는 쪽으로 풀어가려는 의지와 판단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에 대해 상반된 뉘앙스를 보인 것과 관련해서는 “같은 말씀을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과의 협상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지만 막판에는 참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라며 “전해 들은 바로는 적어도 초반에 상당히 간극이 크다고 했던 쟁점들이 좁혀진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협상 타결 시점에 대해서는 “막판 쟁점이 APEC 시기까지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이번 (협상) 전 과정에서 (서로 간의) 차이가 이 정도까지의 상황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대부분이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재명 대통령이 초반부터 감당할 수 없는데 시간에 쫓겨서 합의하고 서명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하셨다”며 “저도 초반에 이런 (견해차가) 이 정도의 의미를 갖게 될지 정확히 몰랐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현재 우리 국가적 상황에서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어려운 요구가 있을 수 있고, 협상의 마지막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견지해야 할 원칙적 입장을 가지고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