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법치 무너져 거리 나왔다”… 자유대학, 서울 도심 행진·집회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 주제로 청년·노인 등 다양한 연령층 참여 ‘이재명 재판 속개하라’ 등 피켓도 경복궁 앞 도보·잔디밭 가득 메워 경찰 비공식 추산 4000명 운집

2025-10-03     정다준 기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대학 등 보수단체가 개천절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자유대학 개천절 집회를 열고 있다.ⓒ천지일보 2025.10.03.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법을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 우리나라 법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순 없었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파 광화문에 나오게 됐습니다.”

개천절이자 추석 연휴 첫날인 3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에서 열린 보수 성향 청년단체인 자유대학 주최 개천절 집회에서 만난 전진영(가명, 남, 26)씨의 말이다. 전씨는 광복절 집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참석이라며 “어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체포되는 모습을 보며 법치가 무너졌다고 생각했다. 얼토당토않은 일이 일어나 참으로 추잡하고도 우스꽝스럽다”고 비판했다.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Never Surrender)’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청년 주도로 이어졌지만 아이가 탄 유모차를 끄는 부모부터 휠체어에 앉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했다. 경복궁 앞 도보와 잔디밭은 검은 옷을 입고 빨간 풍선을 든 참석자로 가득 메워졌다. 풍선에는 ‘We Are Charlie Kirk(우리는 찰리 커크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윤석열 어게인’ ‘이재명 OUT’ ‘이재명 재판 속개하라’ ‘절대 포기하지마’ ‘차이나 OUT’ 등 피겟들도 보였으며, 귀에 빨간 리본을 단 알파카도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경찰의 비공식 추산 집회 인원은 4000명에 달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대학 등 보수단체가 개천절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자유대학 개천절 집회를 열고 있다.ⓒ천지일보 2025.10.03.

본 집회에 앞서 동대문 홍인지문에서 광화문 삼거리까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대통령실과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행진도 진행됐다. 집회는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묵념으로 시작됐으며 보수 진영 인사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자유대학의 박준영 대표는 개회 발언에서 “경찰이 집회를 막았지만 법원이 허가했다”며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투쟁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사회자인 채시아씨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을 탄압하면서도 극좌 세력에는 관대하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던 당시 청년들과 시민들이 주권을 지키기 위해 밤새 모여 싸웠다”고 회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집회 참석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열린 자유대학 개천절 집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5.10.03.

집회는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묵념으로 시작됐다. 무대에는 보수 진영 인사들이 연이어 등장해 현 정권과 여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백지원 대변인은 연설에서 “옳은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마녀사냥의 표적이 되는 시대”라며 “청년들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싸우면 이긴다. 청년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영 애국현수막 대표도 무대에 올라 “현 정권이 언론을 통제하고 애국 시민을 탄압하고 있다”며 “현수막은 유튜브 알고리즘보다 더 오래, 더 끈질기게 사실을 전하는 가장 느리지만 진실된 언론”이라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열린 자유대학 개천절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5.10.03.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보석이 기각되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체포됐다”며 “자유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분열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연설 말미에 청중에게 함께 구호를 외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재명 재판 속개, 법치 수호” 등의 구호를 선창하며 “우리의 한 사람 한 사람의 외침이 모여 국민의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집회에서는 청년 토크쇼, 댄스 공연, 참전용사 헌정 순서도 진행됐다. 주최 측은 “끝까지 싸우겠다. 절대 항복하지 않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친구와 전라도에서 올라왔다는 김세영(여, 28)씨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 만에 비정상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저항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며 “윤석열 대통령 구속 전부터 집회에 참여해왔다. 힘들지만 많은 분이 함께해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 참석자는 “평소 잘 몰랐는데 지나가다 관심이 생겨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대학 등 보수단체가 개천절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자유대학 개천절 집회에 앞서 흥인지문을 시작으로 동대문, 종로, 경복궁 등 집회장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5.10.03.

영상메시지도 이어졌다.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개천절의 의미를 언급하며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역설했다. 그는 “해외에서나 국내에서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목소리는 하나”라며 “한미동맹과 법치, 공정과 상식이 존중되는 대한민국을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싸우자, 이기자”고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그라운드C’의 김성원 대표도 영상메시지를 통해 현 정권을 비판하며 정권 교체를 촉구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전례 없는 위기 가운데 있지만, 애국 시민들의 힘과 행진, 집회가 나라를 바꿀 것”이라며 “억압을 자유로, 가짜 뉴스를 진실로, 사회주의 친중 체제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고 이재명 정권을 조기에 종식시킬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싸우자”며 “네버 서렌더(Never Surrender,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라고 외쳤다.

현장에는 연설뿐 아니라 타투 체험, 윤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쓰기 등 시민 참여형 부스도 마련됐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대학 등 보수단체가 개천절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자유대학 개천절 집회를 열고 있다.ⓒ천지일보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