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무늬 도둑’

2025-09-29     백은영 기자

패턴으로 읽고 말놀이로 배우는 새 동시집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시인 최승호가 글을 쓰고 홍성지가 그림을 맡은 동시집 ‘무늬 도둑’이 출판사 상상에서 출간됐다. 쉽고 경쾌한 리듬의 동시와 패턴 찾기 요소를 결합해 아이들이 놀면서 언어 감각과 상상력을 키우도록 기획됐다.

책은 ‘점무늬·줄무늬·면무늬·꼴무늬·색색깔무늬’ 다섯 갈래로 구성된다. 달마티안의 점, 라면과 장수말벌의 줄, 원숭이난초와 노랑무늬붓꽃의 형태 등 생활 속 무늬들을 시와 그림으로 풀어내 관찰의 눈을 확장한다.

각 시의 제목 옆에는 작은 패턴이 표시돼 있다. 독자는 해당 패턴을 단서로 삽화 속 숨은 무늬를 찾아가며 읽는 재미를 더한다.

홍성지 작가의 질감 있는 그림은 텍스처를 살려 무늬의 촉각적 인상을 강화한다.

언어 면에서는 반복과 변주를 적극 활용해 말맛을 끌어올렸다. ‘으름밤나방 애벌레’처럼 유머와 긴장을 섞거나 표제작 ‘무늬 도둑’에서 양파가 무늬를 감춘다는 발상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난해함을 덜어 초등 저·중학년 독자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교육 현장과 가정에서도 응용 범위가 넓다. 패턴 관찰 활동과 낭독을 연계해 리듬·어휘·표현을 함께 익히도록 설계돼 독서 동아리, 미술·국어 융합 수업 자료로 쓰기에 적합하다.

출판사는 “읽기와 찾기를 결합한 형식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발견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한다”는 점을 이번 신작의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쉽지만 가벼움에 머물지 않고, 관찰을 시로 번역하는 감수성을 남기는 동시집이다.

최승호 시, 홍성지 그림 / 상상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