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김유신 장군, 흥무대왕 기념사업 어떻게 추진해야 하나!
충북도의원 (흥무대왕 기념사업회 공동위원장) 김현문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김유신 장군, 곧 흥무대왕은 삼국통일의 대업을 완수한 지도자이자 화랑정신의 상징이다. 그의 탄생지인 충북 진천을 중심으로 기념사업회를 창립한 것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지역과 국가가 함께 역사·문화적 자긍심을 되새기고 미래 세대에게 계승할 가치 있는 유산을 정립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름과 취지에 걸맞은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사업회가 명확한 비전과 실행계획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첫째, 정체성과 비전의 확립이다.
기념사업회가 단순한 행사를 주관하는 모임이 아니라 ‘흥무대왕 정신 계승·확산’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공유하는 플랫폼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창립총회 이후 빠른 시일 내에 ▲사업회 미션·비전 선포 ▲조직도와 사업 분야(학술·교육·관광·문화예술 등) 설정 ▲5개년 중장기 로드맵 수립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화랑정신, 충(忠)·화합·헌신 등의 핵심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청소년·청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와 콘텐츠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투명하고 참여적인 운영체계 마련이다.
전국 각지의 향우·종친·학계·문화예술계·지자체가 고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정관과 규정을 명확히 하고, 회비·후원금 사용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운영위원회, 자문위원단, 청년·여성분과 등 다양한 참여채널을 만들어 세대와 지역을 초월한 ‘열린 기념사업회’로 발전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단계별 사업 추진이다.
단기적으로는 흥무대왕 탄생 1,430주년 기념행사와 같은 상징성 높은 이벤트를 통해 대중적 관심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학술심포지엄과 자료집 발간 ▲기념관·기념공원 조성 ▲화랑정신 체험프로그램 운영 ▲학교·청소년단체와의 연계교육 등을 구체화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기념’에 머물지 않고 지역 관광자원과 결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넷째, 대외협력과 네트워크 확대이다.
정부·지자체와의 협업, 기업·민간단체 후원, 언론·SNS 홍보 등을 통해 전국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예컨대 문화재청·교육부·국방부 등과 협력해 흥무대왕의 역사교육 콘텐츠를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하거나, 국제학술회의를 통해 ‘동아시아 통합의 리더십’이라는 관점에서 김유신 연구를 확장할 수도 있다. 또한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메타버스·AR(증강현실) 등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 개발로 젊은 세대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다섯째,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이다.
회원회비와 기부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공모사업·국비·도비·군비 지원을 적극 확보하고, 기념상품·관광 프로그램 등 자체수익 모델을 개발해 장기 운영기반을 다져야 한다. 특히 공공재원과 민간후원을 혼합한 ‘매칭펀드’ 방식이나 기업 ESG 후원과 연계하면 안정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업회는 ‘과거를 기리는 조직’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조직’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흥무대왕이 보여준 통합과 헌신의 리더십을 오늘의 사회 갈등 해소와 국민통합 과제로 연결시켜야 한다. 청소년·군 장병·공무원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화랑정신을 실천하는 모델을 개발하면, 기념사업회는 역사 보존을 넘어 사회혁신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흥무대왕 기념사업회의 성공은 한두 번의 행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시스템과 참여문화에 달려 있다. 지역을 넘어 전국의 뜻있는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힘을 모을 때, 진천은 물론 대한민국이 자랑할 만한 역사·문화의 중심지로 새롭게 부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