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탑 6년 만에 일반 관람 재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탑의 일반관람이 20일(현지시간) 재개됐다. 지난 2019년 대화재 후 6년 만이다.
노트르담 대성당 사이트에 따르면 20∼21일 유럽 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대성당 탑 관람 코스가 다시 문을 연다. 이 이틀은 무료 개방이다. 이후로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관람 시간대를 지정하고 16유로(한화 2만 6천원)짜리 티켓을 사야 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탑 일반관람이 중단된 것은 2019년 대화재로 인한 구조적 손상과 안전 문제 때문이었다. 당시 불길은 목조 지붕과 첨탑을 전소시켰고, 붕괴된 첨탑은 석조 천장 일부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이후 탑과 지붕 일대는 붕괴 위험이 커져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차단됐다.
또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남겨진 가설 비계와 녹아내린 납 오염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철거와 정화 작업이 수년간 이어졌다. 이와 함께 복원 공사는 탑 내부와 종탑을 보강하고, 관람객 동선을 재설계하는 과정까지 병행됐다. 최근 들어 안전 점검과 주요 복원 공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일반관람을 재개한 것이다.
사실 노트르담 대성당 자체는 지난해 12월 일반관람임 가능했지만, 탑은 올라갈 수 없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두 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파리와 프랑스를 상징하는 역사적 공간으로 평가된다. 13세기 고딕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탑은 성당의 정면을 이루며, 프랑스 대혁명과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견뎌낸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후에는 파리를 대표하는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
관광객들에게는 도시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관문으로 사랑받아 왔다. 종교적 성소이자 역사·예술·문학이 겹겹이 쌓인 장소인 만큼, 탑의 일반관람 재개는 단순한 관광 명소의 회복을 넘어 프랑스 문화정체성의 복원이자 시민적 자부심의 회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복원을 통해 관람객들은 훨씬 탑에 수월하게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계단을 오르는 중간중간 휴식 공간과 전시실이 설치돼 올라가는 동안에도 여러 볼거리를 즐기고 역사도 배울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