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인사이드-판결(7)] 송구영신의 때, 정통과 이단은 어디인가
정통은 하나님 이단은 마귀가 근본 정통 자부한 기성교회, 비리로 얼룩 신천지, 연이은 판결로 정당성 얻어 시대와 교회 변곡점, 분별력 가져야
한 종교에 대한 논란은 종종 그 종교의 ‘신앙’보다 사회가 만들어낸 ‘시선’에서 비롯된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 이만희)은 오랫동안 ‘이단’이라는 낙인 속에서 여러 가지 오해와 갈등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판결을 통해 신천지예수교회의 전도 방식과 교리 해석, 예배 활동이 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의 범위 안에서 이뤄졌다고 분명히 밝혀왔다. 본지는 이와 같은 판결의 내용을 살펴보며 신천지예수교회를 둘러싼 오해와 편견을 조명하고 우리 사회의 갈등 해소를 모색하고자 연재기획을 마련했다.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오늘날 한국 개신교는 그 신앙적 기준을 ‘정통’과 ‘이단’이라는 오랜 이분법에 묶여 혼란을 겪고 있다. 교단은 각자 자신들의 교리를 정통이라 주장하며, 견해가 다른 집단을 이단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신앙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깊어지는 이 때, 진정한 정통은 무엇이며 그 기준은 어디에 있는지 진단한다.
◆성경 속 정통과 이단
성경을 기준으로 하면 정통(正統)의 근본은 하나님이고, 이단(異端)의 뿌리는 사단(마귀)다. 연장선에서 하나님 소속의 목자와 조직이 정통이고, 마귀 소속 목자와 조직이 이단이다. 구약 이사야서에는 사단은 본래 하나님이 창조하신 천사였으나 욕심과 교만으로 인해 하나님을 대적하다가 하늘에서 쫓겨난 존재라고 기록돼 있다. 이는 ‘시작은 선했으나 끝이 악한 존재’가 이단이라는 본질적 정의를 알려준다. 정통과 이단의 구분이 쉬워 보이지만 성경 역사를 보면 이단과 정통은 세력에 의해 결정됐고, 외형만으로는 감별이 쉽지 않았다. 예수조차 성경 기준에서 완전한 정통이었으나 당시 종교 권력에 의해 ‘이단의 괴수’로 몰려 십자가형을 당했다. 이는 제도나 교단의 인정이 정통의 기준이 될 수 없음을 방증한다.
◆정치와 권력으로 규정된 정통과 이단
독일 신학자 발터 바우어는 그의 저서 ‘정통과 이단’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그는 “초기 기독교는 다양한 신앙 공동체가 공존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역사적으로 승리한 집단이 자신을 정통이라 규정했다”고 기록했다. 실제로 많은 지역에서 초기 기독교의 주류였던 교회들이 훗날 이단으로 낙인찍혔다.
한국 개신교 역시 장로교 중심의 교단 체계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신앙 해석과 형태를 배척해왔고, 교단 권위를 절대화하면서 스스로를 ‘정통’이라 명명해왔다. 칼빈주의를 뿌리에 둔 장로교는 예정론에 기반한 배타주의와 교리 중심의 권위 구조를 계승했다. 칼빈은 신학 논쟁 상대를 화형에 처했고, 장로교 성향의 청교도들은 신앙의 이름으로 인디언 학살과 마녀사냥에 나섰다.
칼빈이 창시한 장로교단이 회원의 주류인 한국교회의 이단 규정은 정치화돼왔다. 교단을 옮기면 이단이 정통이 되기도 하고, 정통이던 인물이 탈퇴하면 이단이 되는 기이한 구조는, 본질적 기준이 부재한 상태에서 이단이란 말이 권력의 무기로 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이단 감별사’로 알려졌던 인물들조차 시간이 지나며 논란의 당사자가 되거나, 폭력적 강제개종 사건 등 인권침해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실은 ‘이단 프레임’ 자체가 하나님의 뜻이 아닌, 인간의 목적과 정치적 의도가 투영된 도구로 전락했음을 드러낸다.
◆타락한 기성교회, 그래도 정통인가?
정통이라 자처해온 기성교회는 지금 그 명분을 잃어가고 있다. 성범죄, 권력 다툼, 재정 비리 등 기성 목회자들의 비위는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을 만큼 빈번하다. 교회 내부의 권위주의, 비공개 재정, 폐쇄적 문화는 범죄 은폐를 조장했고, 교회의 신뢰도는 급락했다.
그 결과 2015년 이후 기독교 신자 수는 감소세에 들어섰고, 청년층은 더 이상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신앙을 위선이라 여기고, 종교 자체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며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타락이 가져온 결과다. 교리 교육은 형식에 머물고, 신학은 교단의 입장에 종속되며, 목회자의 삶은 성경적 모범이 아닌 세속적 권력 다툼으로 얼룩져 있다. 이런 현실에서 정통이라는 이름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특히 개신교 대표 연합단체를 표방하며 위세를 떨쳤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들의 비리는 ‘정통’을 내세운 기성교회가 얼마나 부패하고 타락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9·10·17대 한기총 대표회장인 길자연 목사는 일명 ‘10당 5락(10억 주면 당선, 5억 주면 낙선) 금권선거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후임인 홍재철 목사는 선거 부정과 학력조작, 교회 세습, 무인가 신학교 안수 등의 문제로 큰 충격을 안겼다. 16대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는 “금품 없이 당선 불가”라고 밝혔고, 한기총 내부의 금권선거 논란은 지속됐다. 이단 논란도 심각했는데, 18대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는 다락방 교단을 한기총에 받아들이면서 교단들이 탈퇴, 한기총과 한교연 간 분열을 초래했다. 20대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이단 논란과 규정 위반으로 사퇴했다. 25대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2019년 10월 청와대 앞 집회에서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신성모독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한 교계 관계자는 “신성모독이며 십계명 중 3계명인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는 말씀에 정면으로 도전한 사탄적 표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단프레임’속 판결로 정당성 얻은 ‘신천지’
신천지에 이단프레임을 씌우는 결정적 계기가 된 2007년 5월 MBC PD수첩 ‘신천지의 수상한 비밀’에서는 신천지가 청년들의 가출과 휴학을 조장하고, 폭행 등을 일삼는 사이비 집단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방송이후 신천지는 가출 조장, 폭행 등 여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수원지검은 같은 해 12월 ‘모두 혐의없음’으로 결론내렸다. 이후 MBC는 2009년 정정·반론보도를 냈지만, 방영 내용은 18년이 지난 지금도 신천지 비방의 근거로 인용되고 있다.
신천지에 대한 각종 혐의가 무혐의로 종결된 이후에도 동일한 내용의 고소는 악의적이고도 반복적으로 이뤄졌다. 2014년에는 ‘영리목적의 미성년자 유인’ 혐의로 고소가 진행됐으나, 법원은 청년들의 가출 원인이 신천지가 아닌 강제개종 때문이라 판단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신천지는 ‘무료로 성경을 가르친다’는 이유로 2007년, 2008년, 2015년, 2020년 네 차례에 걸쳐 ‘학원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했다. 검찰은 성경교육이 영리 목적이 아니며 봉사 차원에서 운영된다는 점을 인정해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종교는 학원법에서 정하는 교습에 해당하지 않아서 성경을 무료로 가르치는 선교센터는 학원법 규율 대상이 아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학원법 위반으로 고발한 것은 모두 ‘고발 각하’ 되고 있다. 신천지는 2022년 8월 코로나 방역방해 무혐의 판결로 ‘코로나 주범’이라는 누명을 벗었다.
지난해 10월에는 백모씨의 아들이 신천지 실상교리 전파를 막으려는 목적으로 진행한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해당 소송은 신천지 실상교리의 역사적 사실을 법원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판결이었다. 이로 인해 그간 ‘조작’ ‘꿰맞추기’라는 비판이 있었던 신천지 실상교리에 대한 논란은 일단락됐다. 또한 2025년 3월 일명 청춘반환 소송에서도 신천지가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신천지 종교활동에 강제성이나 경제적 피해가 없었다”면서 신천지 신앙·전도활동이 합법적이고 정당함을 인정했다. 지난 5월 수원지방법원은 “과천시가 민원을 빌미로 신천지가 요구한 용도변경을 불허한 것을 위법하다”고 판시했고, 지난 1월 인천지방법원은 인천 중구청이 “민원을 빌미로 신천지 마태지파가 매입한 옛 인스파월드 건물의 착공을 불허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2심이 계류 중이긴 하나 신천지 건축 관련 판결은 법원이 기성종교에 기대 신천지를 탄압했던 종교편향 행정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련의 법원의 판단은 “신천지가 이단”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개신교·언론·정치권의 ‘프레임’에 불과한 거짓말이었음을 방증하고 있다.
◆ 정통과 이단의 새 기준 제시한 신천지
기성 교단은 성경으로 반박하기보다 ‘이단’이라는 낙인을 씌우고, 자신들의 세력을 무기 삼아 언론과 정치권과 결탁해 신천지를 악마화하며 매장해왔다. 교단을 옮기면 이단이 정통이 되고, 탈퇴하면 다시 이단으로 돌변하는 모순된 구조는, 이단이라는 규정이 얼마나 정치적이고 불안정한 도구로 전락했는지를 보여준다.
기성교단이 세력을 기준으로 정통과 이단을 규정하는 것과 달리 “계시록 성취 때”라고 말하는 신천지는 “계시록을 통달해야 정통”이라며 성경의 마지막 예언서인 ‘계시록’을 구원의 절대적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만희 총회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정통과 이단은 공개 성경시험으로 판별하자”고 제안한다. 또한 오늘날을 부패한 한 시대를 보내고 새 시대가 재창조 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때’로 규정하고 때에 맞는 신앙을 강조하고 있다.
기성교회의 부패성과 이단 프레임의 정치화는 이미 그 한계를 드러냈다. 정통이란 스스로 주장한다고 주어지는 타이틀이 아니다. 성경을 기준으로 정통과 이단이 밝히 드러나는 때,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세력의 논리가 아니라 진리의 기준으로 분별하는 눈, 그리고 실상을 확인할 용기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때, 시대와 교회의 변곡점에서 진정한 신앙의 분별이 시작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