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우원식 “태극기, 통합의 상징”… “아들을 폭도라 불렀다” 국회 울린 90세 어머니 증언도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회 ‘오늘 다시 보았네, 우리 태극기’ 기념식

2025-08-18     양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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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양효선 기자] 광복 80주년을 맞아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중앙홀에서 열린 기념 전시회 ‘오늘 다시 보았네, 우리 태극기’가 숙연한 분위기 속에 개막했다. 이날 전시회는 정치권과 시민, 문화계 인사들이 함께해 태극기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막사에서 태극기의 역사적 상징성을 강조했다. 그는 “식민지배, 분단과 전쟁, 가난과 독재에 맞선 역사의 고비마다 우리 국민이 손에 들고 가슴에 품은 태극기는 시대의 과제와 열망을 상징했다”며 “태극기는 이념의 도구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기억하고 기념하게 하는 통합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학 열사의 모친 김길자 여사, 독립운동가 신영호 선생의 외손자인 배우 배성우·아나운서 배성재 형제, 함세웅 신부, 이학영 국회부의장, 박지원·이훈기·김준혁·전종덕·박용갑·백선희·서미화·이재관·이수진 의원, 황정근 국회도서관장 등 각계 인사가 참석했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1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회 개막식에서 ‘오늘 다시 보았네, 우리 태극기’에 참석해 “태극기는 이념의 도구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를 기억하고 기념하게 하는 통합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 2025.08.18.

행사의 절정을 만든 이는 바로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였다. 무대에 오른 그는 40여 년 동안의 아픔과 투쟁을 담담히 고백했다.

김 여사는 “내일모레 아흔인데 저는 열심히 5.18에 대해 투쟁한 것밖에 없는데 우리 재학이가 1980년 5월 27일 새벽에 사망했다”며 “내 아들을 ‘폭도’라고 해서 그 누명을 벗기려 오늘까지 싸워왔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한 시민이 18일 오후 국회도서관 중앙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회 ‘오늘 다시 보았네, 우리 태극기’에서 광복 이전 독립운동기에 사용된 태극기와 사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태극기의 여정을 담았다. ⓒ천지일보 2025.08.18.

그는 이어 “우리 어머니가 장농 속에 꼭꼭 숨겨놓은 태극기를 저에게 보여주시며 ‘여기 숨겨놨으니 중요한 자리에 갈 때 꼭 갖고 가라’고 말씀하셨다”며 “그때는 태극기만 봐도 일본놈들이 뺏어간다며 잘 간직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또 “태극기 전시회를 한다는 말을 듣고 광주에서 서울까지 왔다”며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저를 초청해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중앙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전시회 ‘오늘 다시 보았네, 우리 태극기’ 개막식에 참석해 사인 태극기 위 붉은 원(태극 문양) 부분에 ‘대한독립만세! 태극기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를 남기고 있다. ⓒ천지일보 2025.08.18.

전시회에 참석한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막식에서 마련된 ‘사인 태극기’에 직접 글귀를 남겼다. 그는 태극 문양의 붉은 부분에 ‘대한독립만세! 태극기가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적으며 국민 모두가 함께 지켜온 국기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태극기의 색을 단순한 문양이 아닌 민족의 철학과 이상으로 풀어냈다. 빨간색(양)은 밝음·활동성·생명력을 의미한다. 독립운동가의 피와 민주화를 향한 외침, 국민의 뜨거운 기개가 이 색 안에 담겨 있다. 파란색(음)은 어두움·정적·깊음을 상징한다. 바다와 하늘의 무한함처럼 국민의 인내와 평화의 정신을 나타낸다.

두 색은 흰 바탕 위에서 맞서면서도 어우러져 음양의 조화를 이루며 세상의 균형을 상징한다. 이 문양은 곧 한국인의 역사와 철학이 응축된 상징이라는 점을 전시회는 강조했다.

전시회는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시대별 태극기 변천과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독립운동기에 사용된 태극기와 임시정부기, 광복군 태극기 등 각종 사료와 이미지가 전시되며 시민들에게 태극기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회도서관 전시장은 독립문의 상징 구조물로 꾸며졌고 방명록에는 ‘조국의 자유를 후손에게’ ‘기억이 곧 역사입니다’라는 글귀가 이어졌다. 시민과 의원, 문화계 인사들은 태극기를 바라보며 숙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도서관 태극기 전시회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태극기는 이날 단순한 국기가 아니라 역사와 기억, 어머니의 눈물과 국민의 염원이 담긴 상징으로 다시 서 있었다.

[천지일보=양효선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로비에서 열린 ‘오늘 다시 보았네, 우리 태극기’ 전시회에서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 모델인 문재학 열사의 모친 김길자 여사를 비롯해 독립운동가 신영호 선생의 외손자인 배우 배성우, 아나운서 배성재 형제와 함세웅 신부, 이학영 국회부의장, 박지원·이훈기·김준혁·전종덕·박용갑·백선희·서미화·이재관·이수진 의원, 황정근 국회도서관장 등 각계 인사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