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적대감·증오 내려놓는데서 시작” 

종교계, 6.25 75주년 맞아 남북 화해 촉구

2025-06-23     임혜지 기자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을 맞아 국내 종교계가 일제히 평화와 자유, 통일을 염원하는 목소리를 냈다. 남북 간 적대감을 내려놓고, 대화를 통해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23일 발표한 메시지에서 “한반도는 더 이상 상호 적대가 아닌 공존과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남북 대화와 다자간 협력을 통해 통일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기총은 특히 “전쟁은 늘 방심 속에서 찾아온다”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선 철저한 경계와 함께 굳건한 한미동맹,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도 성명을 통해 “정부는 헌법 정신에 따라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적극 추진해야 하며, 이를 통해 평화적 통일을 향한 큰길이 열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천주교 역시 분단의 고통을 되새기며 화해와 용서를 호소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전날인 22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75주년 기념 미사 강론에서 “남북은 지난 80여년간 분단 속에서 미움과 증오를 키워왔으며 최근 남한 내에서는 ‘왜 우리가 북한을 걱정해야 하느냐’는 무관심까지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주교는 “남과 북은 하나의 민족이며 갈등과 분단을 극복하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너희가 먼저 먹을 것을 주어라’는 실천이 필요하다”며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를 당부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는 적대감과 증오를 내려놓는 데서 시작된다”며 “우리가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길 기도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