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딥시크’ 제재 본격화… 엔비디아 AI반도체 수출 제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에 나섰다.
로이터·뉴욕타임스·EPA 통신, 연합뉴스 현지 특파원 보도 등에 따르면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딥시크가 미국 기술을 무단 도용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중국으로 전송하는 등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딥시크 앱은 사용자 데이터를 차이나모바일 인프라를 통해 전송하며, 설립자는 중국 정부와 연계된 기관들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오픈AI의 기술을 딥시크가 불법 사용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딥시크의 미국 기술 구매를 막기 위한 징벌 조치와 미국 내 사용 차단까지 검토 중이다. 특히 딥시크와의 연관 가능성이 제기된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아시아 11개국 내 고객 세부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H20 칩과 AMD의 MI308 등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국 기업에 부과된 반도체 수출 제한으로, 바이든 정부 시절보다 대중 규제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특히 H20 칩은 규제를 피해 제작된 제품이었지만, 성능이 낮더라도 슈퍼컴퓨터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번 조치의 대상이 됐다.
딥시크는 H20 칩을 활용해 AI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칩은 중국 주요 IT 기업들이 수조 원 규모로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규제로 수출이 막히면서 엔비디아는 7조8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엔비디아가 미국 내 AI 인프라에 700조 원 규모 투자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와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술의 중국 이전을 철저히 차단하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AI 칩 수출 통제와 관련 기술 확산 방지를 위해 싱가포르 등 제3국 경로까지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