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한목소리 “헌재 결정 존중해 사회 화합 이뤄야”

2025-03-18     임혜지 기자
[천지일보=이시문 기자]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한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당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 주최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손피켓,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5.03.08.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헌법재판소가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탄핵 찬반 진영이 판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회적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종교계에서는 판결 결과와 관계없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국민 화합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헌재는 주 후반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원일치 선고를 목표로 신중한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탄핵 찬반 세력 간 대립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집단적 반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회 각계를 비롯해 종교계에서도 국론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 헌재 판결에 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세군,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등 웨슬리언 6개 교단은 1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법치주의 원칙 준수와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중요한 근간은 법치주의이며, 헌재의 결정은 헌법적 의미를 지닌다”며 “어떤 결론이 나오든 헌재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탄핵 정국으로 심화된 분열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망국적인 편 가르기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을 멈추고 화해와 용서를 통해 국민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3.1운동 당시 기독교가 국가와 민족의 위기 속에서 함께했던 역사를 언급하며 “교회가 복음의 가치를 회복하고 분열된 나라가 하나 되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도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재 판결 이후에도 사회적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판결 결과와 관계없이 이를 존중하고 승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 대표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 역시 지난 5일 성명문을 발표했다. 

종지협은 “민주주의는 절차의 힘으로 세워지며 이를 거부하는 순간 우리 모두의 길이 막힐 수밖에 없다”며 “헌재가 공정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 믿으며 국민과 정부, 정치권 모두 그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치권의 극심한 대립이 국민들 사이 깊은 상처로 번지고 있다며 “이제는 다툼을 멈추고 갈등을 넘어 화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진영 논리에 갇힌 극단적 주장을 멈추고 국가적 위기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대한민국은 단 한 사람의 나라가 아니며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온 나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