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두 달새 ‘20만명 폐업’… 코로나 수준인 550만명

10명 중 6명, 올해 매출 감소 전망 이 중 43% “3년 내 폐업 고려 중”

2025-03-10     황해연 기자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10일 오후 폐업한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음식점에 전기사용계약 해지 예정 알림 고지서가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1.7.10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내수 침체가 장기화된 가운데 자영업자가 최근 두 달간 20만명 넘게 감소했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19 당시와 비슷하고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보다 적은 550만명가량으로 집계됐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자영업자 수는 565만 7000명으로 전년 대비 0.6%(3만 2000명) 줄었다. 이는 2023년 1월 이후 가장 적고 2024년 11월보다 20만명 감소한 수준이다.

연도별로는 1997년 590만명, 1998년 561만명, 2008년 600만명으로 치솟았다가 2009년 574만명으로 떨어졌다. 2009년 이후부터 500만명대로 감소하면서 560만~57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55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엔데믹 직전인 2023년 1월 549만명까지 줄어든 뒤 회복세를 이어오다 작년 말 다시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57만 4000명으로 전월 대비 약 13만 2000명 줄었다.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매출이 떨어지면서 폐업을 선택한 사람이 많아져 자영업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직원 고용이 어려운 ‘1인 자영업자’들이 많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은 391만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 1분기(1.6%)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또한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도 전년 대비 2.2% 줄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의 매출도 급감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76.2%는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평균 감소 폭은 12.8%였으며 순이익이 줄었다는 응답도 72.0%에 달했다.

빚을 진 자영업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사업자(자영업자·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 335만 8956명의 금융기관 대출 총액은 1122조 7919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 사업자는 15만 5060명으로 전년 대비 4만 204명 증가했다. 연체된 부채 규모는 30조 7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7조 804억원 늘었다.

올해도 내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영업자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는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을 기존 1.8%에서 1.6%로 내려 잡았다.

특히 올해도 매출과 순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자영업자의 61.2%는 올해 매출이, 62.2%는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중 43.6%는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