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위성정보’ 끊긴 우크라 난타… 에너지 인프라·22명 사망(종합)
러, 기회잡은 듯 공세 강화 유럽, 트럼프 친러행보 비판
[천지일보=방은 기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위성 정보지원을 중단한 후 러시아의 공세가 심화하고 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미국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상업용 위성사진 공유를 중단한 후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두 번째 시작해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한 마을에서 여러 차례의 공습으로 최소 11명이 사망했고, 러시아군이 지속적으로 진군하고 있는 전선 근처의 4개 마을에서 7명이 더 사망했다. 또 러시아 드론이 하르키우 북동부 지역의 민간 작업장을 공격해 4명이 사망했다. 전날에는 러시아군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와의 정보 공유를 중단한 이후 첫 번째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및 가스 인프라를 파괴했다. 미국의 상업용 위성사진이 없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고 포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약화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충돌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와 정보지원, 상업용 위성사진 접근을 끊었다. 이에 러시아는 최근 일주일 동안 이 같은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이용해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정보 공유 중단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가 자기 위치에 맞게 다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푸틴 대통령을 옹호했다. 이에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 몇시간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퍼부었다.
이 같이 우크라이나 민간의 피해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유발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더는 미국에 안보를 의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엑스(X)에 “이게 바로 누군가가 야만인을 달래면 일어나는 일”이라며 “더 많은 폭탄, 더 많은 공격, 더 많은 희생자. 우크라이나에서 또 다른 비극적인 밤”이라고 적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정보 공유 차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푸틴이 전쟁에 자금을 지원하는 모든 것은 무너져야 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