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3.1운동 외침, 오늘날 대한민국 향한다
오는 3월 1일 3.1운동 제106주년 민족대표 33인 모두 종교 인사들 각 교계 기념행사 진행‧준비 잇따라 3.1절 당일 탑골공원까지 거리행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3.1운동 106주년을 맞아 종교계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919년, 조국의 독립을 외친 3.1운동의 중심에는 종교인들이 있었다.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은 기독교(16명), 천도교(15명), 불교(2명)로 모두 종교인이었으며 이들은 신념과 종교적 가치를 바탕으로 하나 돼 대한 독립을 외쳤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 종교계는 다시 한번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며 다양한 방식으로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개신교계는 현재 교단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조직이 없는 만큼 각 단체별로 독자적인 기념 행사를 진행‧계획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 한국 사회가 갈등과 분열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독립운동이 보여준 평화와 사랑의 정신이 다시금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교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지난 23일 경기 파주시 한소망교회에서 ‘3.1운동 제106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를 개최했다. 설교를 맡은 류영모 목사는 “느헤미야가 무너진 예루살렘성을 보며 통곡했듯 오늘날 한국교회는 복음의 정신이 흐려지고 사회가 분열된 현실을 바라보며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교총은 성명을 통해 “민족대표 33인은 신분과 사상의 차이를 뛰어넘어 오직 나라의 주권을 되찾겠다는 뜻 하나로 결집했다”며 “우리 모두가 3.1운동의 정신을 기억하며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2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순복음원당교회에서 ‘3.1절 기념, 국가를 위한 특별 영성 기도회’를 열었다.
한기총은 이날 발표한 3.1절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은 정치적 양극화와 이념 대립이 극심한 상황이며 국민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이 하나 되기 위해서는 사랑과 화합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권을 향해 “권력 쟁취를 위해 국민을 도구처럼 이용하는 태도를 버리고 여야가 민생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역시 3.1절 메시지를 통해 “3.1정신은 하나님의 주권적 은총이며 성경적 정의와 민족주의의 실천이었다”면서 “대한민국은 이 정신을 기억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3.1절이 주말과 겹치는 만큼 전국 교회에서는 다양한 기념예배가 열린다. 서울 강남구 삼성제일교회에서는 ‘감사와 찬양으로 새 시대의 문을 열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민족화합기도회가 개최된다. 불교계 역시 3.1운동을 이끈 스님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독립운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천도교는 역사적 장소 등에서 다양한 3.1절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천도교는 1일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3.1절 106주년 기념식’을 봉행한 후 독립선언서가 낭독됐던 탑골공원까지 거리 행진을 할 예정이다.
이후 3대 교주 손병희 동상 앞에서 참례식을 진행하며 3.1운동의 정신을 되새긴다.
전국 각지에서도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전북 임실군에서는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체포돼 옥중에서 순국한 한영태 열사를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경남 남해군에서는 3.1운동 발상 기념탑에서, 경기 화성시에서는 제암리순국기념관에서, 충북 청주에서는 삼일공원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 강북구 봉황각에서도 기념 행사가 열린다. 봉황각은 3.1운동을 주도한 손병희 선생이 국권 회복을 위해 지도자를 양성하고자 설립한 역사적 장소로 매년 의미 있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천도교는 이러한 행사를 통해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민족 종교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한편 천도교는 올해 12월 교명 개칭 120주년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