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이구연 박사 “제 목표는 수면 학교… 전 국민이 수면 교육 받았으면 좋겠다”
“수면 핵심은 체온… 균형 깨지면 수면 질 급속히 저하” 주경야독 속 수면 연구자 길 걸어… 어려움 속 도약 이뤄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남녀노소 전 국민이 수면 교육을 다 받고 제가 연구한 것들을 배워가면 좋겠습니다. 이게 제 목표인 수면 학교입니다.”
본보는 최근 서울 용산구 천지일보 사무실에서 숙면과 체온의 상관관계를 발견한 이구연 차의과대학교 통합의학 박사를 만나 수면 연구 계기부터 수면의 핵심 등에 대해 들어봤다.
◆섬유 공장서 싹튼 수면 연구 발판
1957년 강원도 횡성에서 태어난 이 박사는 2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그의 유년 시절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장하며 가족을 돕기 위해 어린 나이에 노동을 시작해야 했다. 중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평화시장에 있는 섬유 공장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도 학업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그는 “거기서 재단부터 물건 파는 것까지 9년을 하다 보니, 섬유에 대한 안목이 절로 생기더군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공장에서 일하며 섬유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갔고, 점차 섬유의 구조와 기능성에 대해 깊이 연구하게 됐다. 특히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능성 섬유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면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그는 단순한 직장인이 아닌 연구자로서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그는 꾸준히 책을 읽으며 인체와 건강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다. 특히 인간의 자세, 호흡, 발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고민하며 이를 정리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훗날 그의 수면 연구로 이어지는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 그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차의과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해 의학박사 과정을 밟았고 수면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게 됐다.
◆숙면과 체온의 상관관계 발견
그는 이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 끝에 그는 숙면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체온’ 유지라는 점을 발견했다.
이 박사는 “수면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체온”이라며 “체온 유지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자율신경이 안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이론적 연구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실제로 임상 실험을 진행하며 특정 섬유가 체온을 유지시키고 숙면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한 수면 중 체온이 유지되지 않으면 수면의 질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그는 기능성 섬유를 활용한 수면 제품을 개발하게 됐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이 건강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의 학문적 여정은 단순한 연구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3권의 책을 저술하며 대중들에게도 자신의 연구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단순히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는 ‘수면 교육’이 필수적인 공중보건 교육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믿으며 앞으로도 수면과 건강의 관계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고진감내 속 찾은 수면 해법
그러나 그의 연구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수면 연구는 기존 의학계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다뤄진 분야였고, 체온 조절이 수면의 핵심이라는 그의 주장은 기존 연구와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연구를 거듭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서도 수면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음을 발견하며 자신의 연구가 단순한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입증될 수 있는 분야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고난 속에서도 연구를 멈추지 않았던 그는 결국 오랜 연구 끝에 ‘수면 루틴’이라는 개념을 정립하게 됐다. 그의 수면 루틴은 생체시계, 척추 호흡, 뼈 자극, 안구 운동, 뇌 청소, 생각 가둠, 허밍, 기지개 등 11개로 이뤄져 있다. 이는 단순히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면 전에 체온을 유지하고 호흡을 조절하며 올바른 자세를 통해 신체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주는 일련의 과정이었다.
이 박사는 “수면을 잘 관리하는 것은 곧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며 “우리의 생체시계를 이해하고 체온을 유지하며 올바른 자세와 호흡을 통해 최상의 수면 환경을 만드는 것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수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단순히 수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공중보건 차원에서 수면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건강한 수면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최종 목표라고 말한다.
◆“수면 학교 전국 설립 목표”
이 박사의 최종 목표는 ‘수면 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그는 수면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신체 건강, 정신 건강, 사회적 건강까지 아우르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수면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홍천에 수면 교육을 위한 수면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가 구상하는 수면 학교는 단순히 잠을 잘 자는 법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체온 조절, 호흡 훈련, 올바른 자세와 발성, 생활 습관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교육 기관이다. 기존의 의료 시스템이 약물과 치료 중심이라면 수면 학교는 예방과 생활 속 실천을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수면 학교 설립을 위한 그의 비전은 단순히 개인적인 연구를 넘어선다. 그는 수면 교육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보건 정책이 돼야 하며 특히 현대인의 삶 속에서 필수적인 교육 과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수면 학교가 단순한 연구 기관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실용적인 교육의 장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수면을 단순한 ‘필요한 시간’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로 인식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는 수면 학교가 그러한 변화를 이끄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홍천에 설립될 첫 번째 수면 학교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그의 꿈은 단순히 잠을 잘 자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수면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법을 가르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의 몸을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한다. 그는 수면 교육을 보편화하는 날까지 연구와 실천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