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이재용·정의선·구광모 등 경제계 리더 600명 한자리에… “위기를 기회로” 한뜻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2025년 새해를 맞아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 속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3일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202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경제계 리더들이 새해 한자리에 모여 한국경제의 재도약 의지를 다지는 행사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말 발생한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자를 위한 묵념으로 시작해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대한상의 측은 “최근 비극적인 사건으로 경제계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보다 안전한 사회를 위해 경제계도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단체장으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그룹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린다. 경제에 있어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며 “지금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면 그 여파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조속한 국정 안정화를 위해 힘을 더 모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성장의 뉴노멀화라는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인공지능(AI)산업 패러다임 전환과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는 더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과거의 성장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다. 모든 것을 뜯어 고쳐 새롭게 바꾸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차세대 성장 동력에 대한 대규모 지원과 함께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유연하고 과감한 제도개혁이 필요하다”며 “경제계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고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경영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파괴적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의 토대를 다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더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혁신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신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오는 10월 말 우리나라에서 20년 만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APEC CEO Summit 등 경제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대한민국 경제의 굳건함을 세계에 알리는 등 민간 외교를 통한 국익 수효에도 앞장선다는 목표다.

최 회장은 “올 한 해 우리가 가진 저력을 믿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로 인한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소방관, 경찰관, 의료진들의 헌신과 노고에도 감사를 드린다”며 “경제계도 안전한 사회구현을 위한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경제단체장들은 “우리에겐 고난을 기적으로 바꿔냈던 DNA가 있고 위기 극복과 재도약의 핵심 주체는 결국 기업”이라며 “한마음 한뜻으로 모든 경제주체가 힘을 모아 노력한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 자리에서 “현재의 위기는 정부·국회·기업인 모두가 한마음이 돼 긴밀히 협력할 때 극복해 나갈 수 있다”며 “경제 최일선에서 뛰고 계신 기업인 여러분의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AI, 바이오 등에 대한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규제 혁파 등 미래 신산업 육성에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기업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영섭 KT 대표이사 등이 자리했다.

지역경제 대표로는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 박주봉 인천상의 회장,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등 전국상의 회장 30여명이 함께했다.

박주봉 인천상의 회장은 “우리는 외환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을 갖고 있다”며 “국가와 국민, 기업이 혼신의 힘을 모아 협력하고 혁신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은 “여러 도전과 위기를 직면하고 있지만 서로 연대하고 협력한다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해 안덕근 산업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문수 고용부 장관, 오영주 중기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계 인사로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조국혁신당 차규근 정책위의장,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등이 자리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로베르트 리트베르흐 주한네덜란드상공회의소 회장 등 주한외국상의 대표들과 오스트리아, 필리핀, 우루과이, 이스라엘 등 50여개 주한 외교사절도 참석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대한민국 경제를 향한 마음과 의지만은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푸른 뱀의 해인 올해 2025년 뱀이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듯 대한민국 경제가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원년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기업인과 정부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해 새해 정진과 도약을 다짐하는 경제계 최대 규모 신년 행사로 지난 1962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는 63회째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