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유림협의회 ‘제23회 논산시 기로연(耆老宴)’ 개최 …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유산 되길”
일제강점기에 사라졌다 1998년부터 문체부 주도로
전국 향교에서 다시 살아나… 매년 각 지역에서 개최
전통민속문화 보존․전승 및 유림사회 인화 도모 의미도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논산시유림협의회(회장 양철야)가 주관하는 ‘제23회 논산시 기로연’이 26일 오전 논산시 노블레스 컨벤션 웨딩홀 3층 행사장에서 진행됐다.
‘기로연(耆老宴)’은 전통민속문화의 보존과 전승, 경로효친 사상 고취 및 유림사회의 인화 도모 등을 취지로 매년 진행되는 행사로 논산시가 후원했다.
이번 행사에는 논산시유림협의회 양철야 회장, 백성현 논산시장, 조용훈 논산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유림회 고문, 노성향교․연산향교․은진향교 전교 및 임원, 각 서원 원장과 재장 등 100여명의 유림회 회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기로연(耆老宴)’은 조선시대 당시 예조(禮曹)가 주관했던 행사로 70세 이상의 원로 문신들을 위로․예우하고 원로 문신들의 경험과 경륜에 공경을 표하기 위해 베풀어진 잔치를 뜻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고려시대 기로회(耆老會)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조선시대의 경우에는 기로소(耆老所)라 하여 국가에서 제도화해 운영한 것에 반해 고려시대에는 벼슬에서 물러난 대신들에 의해 사적으로 조직된 것이 다르다.
기로연은 일제강점기에 사라졌다가 1998년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전국 곳곳의 향교에서 되살아났다. 이후 매년 개최해 지역 어르신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고 경로효친 사상을 아로새기는 자리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행사를 주관한 논산시유림협의회 양철야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 해를 마무리하는 때에 유림 어르신들을 모시고 기로연을 마련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올해에는 선현들의 향사를 모시는 가운데 중국 곡부의 공묘를 참배하고 병자호란의 참화 현장인 남한산성을 탐방하는 등 여러 행사를 함께하는 가운데 보람도 있고 인화도 다지는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냈다”고 말했다.
또한 “기로연은 고려시대 최당 선생이 만든 해동기로회(해동기영회)에서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며 “전통민속문화를 계승하고 경로효친의 정신을 고취할 수 있는 뜻 깊은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속히 변해가는 현대사회에서 공경과 효행의 정신은 희미해지고 도덕이 땅에 떨어져 기본이 없어진 이때에 오늘의 이 행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유산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백성현 논산시장은 “유학이란 인생에 있어 삶의 길을 묻고 답하는 것으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방향을 알려주는 학문”이라며 “욕심과 이기심, 자신만의 생각으로 공존하며 사는 것이 쉽지 않은 사회다. 오늘 이 기로연 행사가 우리 선조들의 아름다운 삶을 물려주고 사람답게 사는 길을 안내해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논산시립합창단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된 이번 행사는 국민의례와 문묘배례, 공로패 및 효행상 수여, 헌작례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기로연에서는 노성향교 김종헌, 연산향교 신수현, 은진향교 김종영씨가 공로패를 받았으며, 김재엽 노성향교 전교, 김선원 충곡서원 원장 겸 연산향교 원임전교, 이치현 전 금곡서원 원장이 헌작 대상자로 선정됐다. 헌작례는 어르신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행사다.
효행상에는 논산시 상월면의 정종상씨가 선정됐다. 진주 정씨 충장공파 18대손인 정종상씨는 고향에 살면서 91세 부친과 89세 모친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며, 특히 귀가 어둡고 거동이 불편한 부친의 귀와 발이 돼 효를 다함으로 주위의 귀감이 됐다.
효행상 수상과 관련해 정종상씨는 “자식으로서의 당연한 도리”라며 멋쩍은 듯 수상소감을 전했다.
전통민속문화를 계승하고 경로효친의 정신을 고취할 수 있는 ‘기로연’ 행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유산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