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신천지, ‘임진각 대관 취소’ 경기도청서 대규모 집회… “편파행정·종교탄압 사과하라”
경기도청 수만명 집결 ‘분노의 함성’ 외쳐 신천지 “경기도·경기관광공사, 헌법 어겨” “제 20조 ‘종교의 자유, 정교분리’ 위반” “편파적 종교탄압 인권유린의 행정 폭거” “즉각 사과하고 차별 중단 장치 마련하라”
[천지일보=임혜지, 김누리 기자]
헌법 제 20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했고, 2항에는 ‘국교는 인정되지 않으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와 하나돼 신천지에게 편파적 종교 탄압을 자행했습니다. 이는 헌법을 어긴 것이며 명백한 범죄입니다. 우리는 이런 울분을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서게 됐습니다!
-신천지예수교회 이기원 요한지파장.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이 15일 수원 영통구 경기도청사 일대에서 ‘편파적인 종교탄압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의 종교 차별 행태를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달 30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예정된 ‘종교지도자 포럼 및 수료식’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사전에 안내 없이 행사 당일 취소한 배경에 일부 보수 개신교 단체가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경기도청과 경기관광공사의 ‘종교 편파’ 문제가 도화선이 된 것이다.
여기에 그간 누적됐던 ‘종교의 자유’ 침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노’가 삽시간에 끓어 올랐다.
신천지예수교회는 “법 앞에 모든 국민은 평등해야 하지만, 신천지예수교회와 성도들은 동등한 시민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면서 “정치가 종교에 간섭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두 개의 국민을 만드는 행태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대구, 광주, 부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성도들은 오전부터 삼삼오오 경기도청 일대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집회 시작 2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광장을 메우기 시작해, 집회 시작 30여분 전에는 2만여명의 인파가 경기도청 인근 대로와 인도에 빼곡하게 들어찼다.
‘편파적 종교 탄압 중단’이라고 쓰인 빨간 머리띠를 두른 2만 5000여명(경찰 추산)의 성도들은 ‘편파행정x’ 등 문구가 적힌 흰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에는 ‘신천지도 국민이다 무시차별 중단하라’ ‘편파적 종교 탄압 웬말이냐’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집회가 시작되자 “위법한 종교 탄압 즉각 중단하라” “국민을 둘로 나누고 차별하는 편파 행정 강력 규탄한다” “대관 당일 부당취소 종교 차별 중단하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개회 선언, 국민의례, 입장문 낭독 순으로 막이 오른 이날 집회 현장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집회에 참석한 신천지예수교회 12지파장들은 단상에 올라 경기도청을 강하게 규탄했다.
이승주 시몬지파장은 “신천지예수교회는 2024년 10월 30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종교 지도자 포럼 및 수료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행사는 서로 다른 종교가 하나돼 화합을 도모하는 세계적인 대규모 행사였다”면서 “모든 행사 준비를 끝낸 상태에서 경기도청과 경기관광공사가 한마디 상의 없이 일방적인 행사 취소 통보를 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독단적 행정이고 인권 탄압”이라고 규탄했다.
경기관광공사는 대관 취소 사유로 ‘안보 위협’을 주장했지만 같은 장소에서 다른 행사들은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히 ‘외압’이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특정 종교 집단이 압력을 넣은 정황도 확인됐다.
유재욱 베드로지파장은 “행사 전부터 개신교의 민원과 규탄 집회가 계속됐고, 10월 28일에는 ‘신천지 행사 취소를 위한 규탄 집회’가 열렸다”며 “그리고 다음 날 대관이 취소됐음을 확인했다.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과 공기업이 종교와 유착해 위헌, 위법적인 만행을 벌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는 명백한 ‘종교 탄압’”이라며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정치적 이익에만 눈이 멀어 국민을 둘로 나누고, 대한민국을 분열시켜 파탄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주 지파장은 “경기도청과 경기관광공사가 안보 위협이라는 이유로 10월 16일 파주시를 위험 지역으로 지정한 이후 파주 개성 인삼 축제(11월 19~20일)와 스피커 시연회(11월 4일)는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며 “신천지 행사만 취소시킨 명백히 편파적 행정이다. 울분과 설움, 이 억울함과 상실감을 누가 보상할 것이고,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라고 통탄했다.
이어 “신천지인도 헌법을 준수하고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경기도청과 경기관광공사는 종교 탄압과 인권 탄압을 멈추고 진실된 사과와 배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신규수 서울야고보지파장은 “대관 당일 일방적 대관 취소라는 이 믿을 수 없는 일에 처음에는 엄청난 충격이, 그 다음에는 비통함이 느껴졌고, 이 비통함이 커지고 커져 분노가 됐다”며 “동네에 작은 초등학교 행사도 그런 식으로 취소를 하는 일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기에 분노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 행사는 세계 종교 지도자들과 외국인까지도 미리부터 일정을 조정하고 와서 치르는 행사였다. 기대를 하며 대한민국에 입국한 외국 인사들의 실망한 모습에 우리가 부끄럽고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며 “금번의 사태는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듣도 보도 못한 편파행정이며 이것은 곧 대한민국의 망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는 경기도청의 행정 수준을 자기 스스로 저 밑바닥으로 무너뜨린 꼴”이라며 “우리는 금번의 사태를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기에 경기도청과 경기관광공사는 납득할 수 있는 대관 취소 근거를 명확하게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방식 맛디아지파장은 “경기관광공사는 대관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본인들이 두 차례나 말해놓고 왜 대관을 취소했는지, 누구에게 어떤 지시를 받았는가”라며 “경기도청은 이번 대관 취소가 경기도지사의 자의적인 결정인지, 아니면 개신교 단체에 압력을 받아 정치적 계산에 의해 신천지보다 더 큰 표심을 잡으려고 취소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총, 칼만 휘두르지 않았지, 이것은 편파적인 종교 탄압 인권유린의 행정 폭거(暴擧)”라며 “우리는 법 앞에서 평등한 국민이다. 대한민국 땅에서 헌법이 수호되고, 행정 질서가 바로 세워지며,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모든 종교가 평등하게 대우받는 그날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이날 신천지예수교회 전성도는 결의문을 통해 ▲종교를 이용한 정치적 차별 중단과 제도적 장치 마련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진정한 사과와 경기관광공사의 정당한 피해 보상 ▲종교의 자유 보장 등을 촉구했다.
또 국제 인권단체에 한국의 편파적인 종교 탄압 실태를 알리고 전 세계가 주시하도록 알릴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했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신천지 성도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며 “정치인이 특정 종교에 가담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억압적인 행태로 신천지를 편파적 종교 탄압으로 괴롭힌다면 우리도 이에 맞서 싸워 우리의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에서 왔다는 신천지예수교회 성도 이태겸(43, 남)씨는 “종교를 차별하는 일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음에 너무나 힘들고, 속상한 마음”이라며 “신천지 성도들도, 대한민국의 한명한명 소중한 국민이다. 차별하고, 편파적인 대우를 적용하는 사례는 이제 더이상 있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전남 순천에서 올라온 성도 박모(56, 여)씨는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차별이 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의 요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에서 왔다는 이모(31, 남)씨 역시 “헌법에 나와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 사람은 누구나 종교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합리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니까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싶어서 오늘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했다.
집회를 마친 후 신천지예수교회는 경기도청을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신천지예수교회 송재웅 섭외부장은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청 측은 사전에 예보되지 않은 행정 절차를 위반한 사실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부족한 처사였다고 해명했다”면서도 “김동연 도지사의 책임 있는 입장 요구에 대해선 확답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진각 평화누리 대관 취소에 대해 “김 도지사의 지시가 있었고 그 지시에 의해 취소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거기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을 내주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규탄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이날을 기점으로 릴레이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