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여론조사] ‘한국교회는 왜 몰락하는가?’ 개신교인 1004명에게 묻다
“사회 변화 부적응과 부패가 원인” 개신교인 줄어 직업적 매력도 상실 “과감한 개혁 통해 본질 회복해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교회가 급격히 쇠락하는 가운데, 개신교인들은 교회의 사회적 변화 대응 부족과 맘몬주의적 부패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천지일보가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개신교 신도 1004명을 대상으로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1%포인트로 진행됐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25.4%가 한국교회 쇠퇴 이유로 ‘교회가 사회적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을 지적했다. 특히 교회의 변화 부족에 대해 남성(29.4%)이 여성(21.1%)보다 더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교회의 대외 이미지 실추(18.6%)와 목회자 윤리 문제(16.7%)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대중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교회의 부정적 이미지가 신도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전 없는 목회… 권력 다툼에 교회 분열
신학생이 감소하는 이유로는 목회자로서의 직업 비전 부족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응답자 25%는 목회직이 더 이상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며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인정이 부족하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는 목회직이 단순한 봉사직이 아닌 세속적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여성 응답자 27.5%는 목회직에 대한 비전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인식했고, 남성 응답자의 22.7%도 이에 동의했다.
연령별로 봤을 때 30대(36.6%)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나 목회자에 대한 청년층의 부정적 인식 변화가 두드러졌다.
교회의 분열 원인으로는 ‘세속적 권력 다툼’(26.6%)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교회 내부 권력 다툼이 신앙 공동체로서 역할을 저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정치적 개입(19.9%)과 이념 갈등(19%)도 교회 분열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교회 출석 교인들은 권력 다툼과 이념 갈등을 큰 문제로 인식한 반면, 미출석 교인들은 정치적 개입을 더 심각하게 바라봤다.
이는 교회의 세속적 이익 다툼이 신도들의 신뢰를 크게 저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맘몬주의적 부패와 교회 매매 증가
응답자의 31.6%는 교회 매매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맘몬주의적 부패’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맘몬주의는 물질적 부를 지나치게 추구하거나 돈을 숭배하는 태도를 말한다.
이는 교회가 영적 공동체에서 벗어나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변질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중년층 응답자 중 35%는 이러한 부패를 문제로 봤다.
1200만 신도를 자랑하던 한국교회는 현재 500만명 이하의 출석 교인만 남았으며 20~40대 청년층은 거의 사라져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
가경교회 박선용 목사는 최근 한국기독공보에 실린 논단에서 “한국교회 위기를 극복하려면 목회자와 성도들이 복음으로 돌아가 회개하고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 교수는 ‘탈교회 시대 교회의 역할’ 포럼에서 “교회는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며, 과감한 개혁을 통해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교회가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고, 세속적 이익보다 신앙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