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대화 물꼬 트였다… 의학회 등 협의체 참여

대한의학회·KAMC 등 단체 정부 정책 반대하지만 참여 불참 고수한 의협 “응원해”

2024-10-22     홍보영 기자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턴 수련제도 및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4.9.11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22일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 정책 추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국민과 환자의 건강을 위해 협의체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참여 결정은 의료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 논의에 책임 있게 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들 단체는 협의체에서 다룰 주요 의제 5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의대생들의 휴학계 허용 문제와 함께 2025년과 2026년 의대 입학정원 논의, 의사 정원 추계 기구의 입법화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과 수련 과정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국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독립성 및 자율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의 투명성과 합리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들은 의료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이 발표되고 있다며 “의개특위는 개편을 통해 의료계가 모두 인정할 수 있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정책 결정의 장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한 언론 매체에 “우리가 전공의나 의대생들을 대변하는 건 아니다”면서도 “지금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가고 있기도 하고, 무도하게 추진되는 여러 정책이 고착화되기 전에 일단 협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협의하면서 의료계가 원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일단 협의체를 시작해 다른 의료계 단체까지 확대 참여할 수 있도록 저희가 선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의협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현시점에서 협의체에 참여하지는 않는다”고 밝히며, 의학회와 KAMC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의료계 전체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의협은 의학회의 참여 결정에 대해 일부 동의하지만, 의료계 의견에 반하는 논의는 제외할 것을 요청했다.

의협은 협의체에 불참하더라도 의학회 및 관련 기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내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의협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의료계 전체의 의견을 고려한 협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두 단체에 응원의 뜻을 전했다.

의학회와 KAMC의 협의체 참여 결정이 알려진 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계의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를 환영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협의체 참여에 대한 의료계의 결정을 반기며, 정부 역시 향후 협의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의학회와 KAMC의 협의체 참여 결정을 환영하고, 협의체 참여가 수련환경 개선 등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하고, 의료시스템이 정상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의협, 전공의 및 교수단체 등 다른 의료계 단체들도 협의체에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