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사설] 북한 무인기 적반하장, 국지전 가능성에 차분하게 대응해야
북한 노동당 부부장 김여정이 우리나라를 향해 ‘정권종말’을 운운했다며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한 도전”이자 “전쟁 발발의 도화선에 기어코 불을 달려는 특대형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북한군은 남한 무인기의 평양 추가 침투 가능성에 대응한다며 남북 군사분계선 부근 포병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했다. 전시 체제로 완전무장한 8개의 포병여단은 사격 대기 태세로 전환하고 평양 방공망 감시초소도 증강했다고 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런 호들갑은 내로남불에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북한 주민 단속을 위한 자작극인지도 모른다. 북한은 10년 전부터 남한 영토에 무인기를 보냈다. 2014년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 강원도 삼척에서 북한 무인기가 다수 발견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에는 소형 무인기 5대를 수도권에 보냈고,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까지 침투시키는 대담함까지 보였다. 당시 서울시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사회가 경악했지만 김여정의 거친 입처럼 대응하지는 않았다.
최근 북한 측의 공세에 대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우리가) 그런 적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얼마 뒤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그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북한의 도발이나 위협 행위는 잊고 내부적으로 양극화 논쟁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쓰레기 풍선을 띄워 보내는 북을 향해 ‘선을 넘었다’는 판단이 들면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군은 이럴 때일수록 초당적으로 국론을 모으고 압도적인 국방력을 유지해야 한다. 군은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북한의 저급한 담화 등은 아직 구두위협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육해상 군사분계선에서 국지 도발을 감행해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군의 대비 태세를 시험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어떠한 도발이든 손해날 일은 자초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 군이 경고하듯이 전쟁을 걸어오면 며칠 사이에 북녘이 초토화된다는 사실을 북한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군이 차분하게 대응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