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된 보경사 오층석탑 ‘국가 보물’된다
[천지일보=임혜지] 1000년의 세월을 견뎌낸 고려의 석탑이 국가 보물로 지정된다. 국가유산청은 13일 ‘포항 보경사 오층석탑’이 역사적학술적으로 귀중한 가치가 있어 보물로 지정을 예고한다고 밝혔다.
경북 포항시 내연산 보경사 경내에 세워진 석탑은 불교의 진리를 상징하는 부처인 ‘비로자나불’을 모신 적광전을 마주 보고 섰다.
단층기단 위에 5층의 몸돌(탑신석)과 지붕돌(옥개석)돌)로 구성됐고, 높이는 약 4.6m다. 탑의 꼭대기인 상륜부에는 복발석(엎어진 사발 모양의 장식물)과 복발석을 받치고 있는 사각형의 장식물(노반석)이 있다.
특히 1층 몸돌에 새겨진 자물쇠, 문과 문고리 조각이 선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문과 문고리·자물쇠 등이 표현된 석탑은 여럿이지만 보경사 오층석탑의 문고리·자물쇠 조각은 유독 선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표현은 석탑 내부에 사리가 모셔져 있음을 의미한다. 사리를 섬기고 경배하며 부처의 가르침과 정신을 기리는 사리신앙의 상징이기도 하다.
국가유산청은 “이같은 사리신앙의 상징은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석탑과 승탑들에서 시작돼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계승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 탑은 석탑 건축의 특징이 우수하게 보존돼 있다.
석탑은 고려 현종 14년(1023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명대사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조선시대 유명 승려인 유정이 1588년 쓴 ‘내연산 보경사 금당탑기(內延山寶慶寺金堂塔記)’에도 석탑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1023년에 사찰에 탑이 없어 푸른색의 청석(靑石)으로 5층탑을 만들어 대전 앞에 놓았다는 내용이 있다. 이를 통해 석탑이 지금으로부터 약 1001년 전에 건립된 것을 알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보경사 오층석탑은 명확한 조성시기 기록이 있고, 11세기 고려 석탑의 전형적인 기법·양식이 잘 나타나 역사적·학술적으로 귀중한 유산”이라고 밝혔다. 보경사 오층석탑은 향후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