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코스프레” ‘폰지사기’ 혐의 케이삼흥 모집책에 대한 커지는 분노

4차집회 후 피해자들 분노↑ 모집책, DH서 이동사례 많아 “범죄단체조직죄 적용해야”

2024-06-17     홍보영 기자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올해 시무식에서 전년도 우수한 실적을 낸 모집책에게 시상하는 모습. (출처: 단톡방) ⓒ천지일보 2024.06.17.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부동산 금융 플랫폼을 표방한 폰지사기(불법다단계·유사수신)로 수천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케이삼흥의 모집책에 대한 피해자들의 분노와 원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원금 반환을 목적으로 한 4차 집회를 마친 후 케이삼흥의 피해자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는 모집책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담긴 글 수십여개와 고위직 모집책의 사진들이 올라왔다.

특히 모집책들은 2019년 설립돼 케이삼흥과 비슷한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가 지난해 말부터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은 업체인 디에이치앤카페테리아(DH)에서 넘어왔다는 피해자들의 사례들이 많았다. 다른 폰지사기 업체들 선례만 보더라도 검거된 상위 모집책을 제외한 모집책들은 다른 불법 다단계업체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피해자들을 양산한 경우가 많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경현 DH 대표는 지난달 20일 특정경제범죄법(사기)과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케이삼흥 팀장으로 있었던 A씨는 “디에이치(DH)에서 시스템을 가져와 김현재(케이삼흥 회장)를 찾아가서 회사 차리자고 한 인간들부터 잡아넣어야 한다”며 “사기행각은 거기서부터 시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수천억원의 피해액을 낳은 케이삼흥이 DH로부터 시작됐다는 진술이다. 경찰 조사 결과, DH에 돈을 넣었다가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는 300여명, 피해 금액은 1500억원이 넘는다.

케이삼흥에서도 지난 3월 원금 및 배당금 지급정지 사태가 발생한 이후 모집책에 대한 비판이 계속 나왔으나, 이날 단톡방에서 모집책에 대한 분노가 높아진 이유는 한 모집책이 피해자에게 ‘수익금을 받아가지 않았느냐’면서 자신은 죄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다. 지금까지 사과의 말 한마디 없이 케이삼흥 직원으로 남아 있으면서 새로운 NPL(보상채권)사업으로 함께 하자고 권유하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모집책도 반성할 줄 아는 모집책과 아직도 회사에 아부하는 모집책으로 나뉜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올해 케이삼흥 시무식에서 전년도 우수한 실적을 낸 모집책에게 시상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실적 50억원, 70억원, 110억원 이상이 기록됐는데 등장인물에 피해자들은 “사기꾼 왕중왕이네. 그러고 더 뜯어먹자고 파이팅하는 수작질” “70억 110억 한 사람들은 진짜 다른 의미로 대단하다” “피 한 방울이라도 쪽쪽 빨아먹은 거다. 모기만도 못한 XX들” “60억은 70억 되려고 80억은 100억 되려고 서로 경쟁 했겠네. 저 돈 다 어디 갔냐”라고 지적했다.

또 “몇십억 유치하면 얼마나 쳐받았냐 이 사기꾼들아. 니들 주머니 배불리면서 피해자들 피눈물 흘리게 하니깐 좋냐. 지구 끝까지 따라가서 내 돈 회수할거다. 저기에 낯짝 비춘 사기꾼 모집책 XX들 전부 강력 처벌 원한다. 경·검찰님들 (이들의) 얼굴도 공개해달라” 등의 반응도 나왔다.

또 한 피해자는 “저 돈들이 피해자들 돈이 대부분일 텐데 미친X들이 저래 놓고 좋다고 벤츠 받고 다 어디서 뭐 하냐”면서 “또 다른 피해자들 구워삶으면서 잘 살려고 궁리하고 있냐? 저게 사람 탈을 쓴 짐승이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가 재개하면 받을 기회가 있다고 떠들어대던 모집책 나와봐라 이 사기꾼아. 또 사기 쳐서 돈 회수하려고 했냐? 언론에 보도 되는 게 원금 회수하지 못할 최악의 방법이라고 그 얄팍하고 더러운 주둥아리로 잘도 떠들어댔구나”라며 “NPL한다고 붙잡고 있으면 니들 원금은 회수 될 수 있을 것 같으냐. 너희들도 사기에 동조한 거”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전문가는 폰지사기 방식으로 운영하는 기업에는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자선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형법 114조에 범죄단체조직죄가 있다. 사기를 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했으니까, 사기죄를 처벌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폰지사기는 밖으로 보이기 때문에 끊기가 쉽다”며 “애초에 사업 모델 자체가 수익 가능성이 없고 수익을 내서 돈을 돌려주는 게 아니라 무조건 배당금을 주게 돼 있으니까 지키지 못할 기망행위를 해서 돈을 취한 거다. 이것은 사기가 성립돼 여기에 바로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케이삼흥의 김현재 회장 일당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김 회장 일당은 정부가 개발할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이 확정되면 이익을 얻는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했지만, 실상은 부동산 십여개를 매입했을 뿐, 다른 수익구조 없이 수천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정부 토지 보상을 받는 것과 관계없이 원금 보장과 짧게는 3개월 단기 적금 방식으로 최소 매월 2%(연 24%)가량의 고배당을 지속 지급해 오다 지난 3월 원금 및 배당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