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청년 열광 화답해 활기차고 ‘젊은 불교’ 될 것”
부처님오신날 맞아 진우스님 기자간담회 “극락에 살아도 내가 불편하면 지옥 서로 다름에 집착 말고 함께 가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9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교박람회나 연등회에서 보여준 청년들의 호응에 화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우스님은 이날 “한국불교는 K문화의 원형이 되는 한국전통문화를 계승해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높이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상생과 배려, 자비 정신을 바탕으로 한 K콘텐츠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민들이 더욱 가깝게 문화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경주 열암곡 통일신라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로 새로운 미래 천년의 희망을 세우며 젊은 청년들의 열광에 화답해 더욱 활기차고 젊어지는 한국불교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뉴진스님’이란 부캐(자신의 또다른 정체성)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씨가 최근 국제불교박람회에서 선보인 찬불가와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음악을 결합한 디제잉 공연부터 전통 사찰에서 진행되는 미혼남녀 짝 찾기 프로그램 ‘나는 절로’까지 최근 젊은 세대로부터 불교 행사가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불교가 힙(HIP)해졌다’라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종단 지도자로서 이런 흐름을 감안해 청년 포교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진우스님은 또 “한국불교의 전통인 조사(祖師) 화두선(話頭禪)에 기반해 현대적 명상법을 포괄하는 선(禪)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해 국민들의 마음 건강에 기여하고 세계 정신문명을 우리가 주도하고 선도하는 기반을 닦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진우스님은 “앞으로 다가올 제5차 산업혁명은 정신문명의 개혁일 것”이라며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마음의 영역을 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우스님은 “지금 세계는 제4차 IT 산업혁명을 넘어 AI 시대를 맞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물질문명이 발달하더라도 인간 내면의 괴로움을 없앨 수 없다”면서 “극락 세상을 살아도 내가 불편하면 지옥이다. 개개인이 마음을 깨치고 스스로 평안을 만드는 것이 현대 사회의 문제를 풀어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진우스님은 나의 마음이 평안하면 괴로움이 없는 부처의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석가모니의 탄생게(誕生偈)에서 말한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역시 ‘내 마음을 평안하게 할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뜻’이며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 我當安之)’, 내 이웃의 고통을 편안하게 할 주인공도 나 자신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진우스님은 전쟁의 포화로 고통받고 있는 세계 곳곳, 그리고 국내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스트레스, 일자리 부족으로 좌절하는 젊은 세대들을 언급하면서 “더이상의 대립과 갈등 없이, 서로 다름에 집착하지 않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버리면 곧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의 이치를 깨달아
고집과 집착을 버리고 진실한 소통과 화합의 길로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온 국민이 모두 부처님의 대자비와 지혜 속에서 내 마음의 평안과 세상의 평화를 일구어 가시길 간절히 축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계종에 따르면 오는 11일 오후 4시부터 밤 10시 30분까지 서울 도심 일대에서 부처님오신날 공식 연등 행렬이 열릴 예정이다. 부처님오신날 당일인 15일 오전 10시에는 서울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이 성대히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