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불교·원불교·천도교 원로들, ‘정전 70주년 평화선언문’ 발표

“한반도 전쟁 위기 극복 위해선 北 핵 동결·북미관계 정상화부터”

2023-07-26     이지솔 기자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이 26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회의장에서 ‘정전 70주년 종교인 평화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3.07.26.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종교인 원로들이 한국전쟁 정전 협정 체결 70주년을 하루 앞둔 26일 북한 핵 동결과 북미관계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이날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회의장에서 ‘정전 70주년 종교인 평화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강변교회 김명혁 목사, 경동교회 원로 박종화 목사, 전 천도교 박남수 교령, 대한성공회 박경조 주교, 원불교 김대선 교무, 한국 천주교 김홍진 신부,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 등이 주축으로 구성된 단체다. 현장에는 종교인 원로 20여명이 참석하고, 이를 지지하는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종교인 평화선언을 제안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정전 70주년이 되는 2023년 현재 아직도 정전체제는 끝나지 않고 남중국해와 대만을 둘러싼 미중패권전쟁, 한미일과 북중러 국가들 사이 진영화가 심화되면서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냉전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우려하며 “특히 북한의 핵개발 고도화로 인한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21세기 문명사회에서도 전쟁은 언제, 어디서든 현실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각인시켜줬다. 이에 대한민국 원로 종교인들이 각자의 종교적 양심과 애국심에 기반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설명했다.

종교인 평화선언의 핵심은 한반도 전쟁 위기를 극복하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선 신속한 북한의 핵 동결과 그에 상응하는 북미 관계 정상화가 그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미국과 한국, 북한 정부에 간곡히 호소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국민에게는 “우리들 제안에 호응해 주실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드린다”며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책임지는 정치권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여야 간 정쟁을 중단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다.

종교인 평화선언은 각 종교계를 대표해 전 기독장로회 최부옥 총회장과 대한불교조계종 전 화쟁위원장 도법스님, 대한성공회 신부 최준기 교무원장, 원불교 나도국 전 한국종교사회복지협의회장, 천도교 전 주선원 전 감사원장, 천주교 서울대교구 성사전담사제 김홍진 신부 총 6명이 낭독했다.

한편 오는 27일은 6.25 전쟁의 포성을 멈추게 한 정전 협정을 맺은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정전 협정은 1953년 7월 27일에 6.25전쟁의 정지, 평화적 해결이 이뤄질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모든 무장 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목적으로 체결됐다. 정전협정을 통해 남북은 계속되는 국지적 휴전상태에 들어갔다. 남북의 경계가 되는 휴전선 주변에는 비무장지대가 만들어졌고 군사분계선이 설치됐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5년이 넘도록 이 체제는 계속 유지돼 왔는데, 국제 관례상 정전협정이 이토록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경우는 전 세계에서 한반도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