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봉사자 10명 중 3명 ‘번아웃’ 경험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설문조사 신앙 상태 떨어진 징후 발견 향후 교회 활동 계획 물으니 “줄이거나 하기 싫다”고 답해 한국교회 성도 44% 교회봉사 봉사 이유 ‘섬김’ ‘신앙 성장’

2023-07-12     이지솔 기자
자료 출처: 목회데이터연구소. ⓒ천지일보 2023.07.12.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교회 봉사자들에게 최근 1년간 교회 봉사로 인한 ‘번아웃(지치거나 무기력해지는 것)’ 경험 여부를 물은 결과, 10명 중 3명 정도가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아웃 경험자 비율은 20대 청년층과 40~50대에서 비교적 높은 편이었고, 출석 교인 수가 50~99명인 교회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였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만 19세 이상 교회 출석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개신교인의 교회 봉사 실태와 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교회 봉사자 71%는 번아웃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반면, 나머지 29%는 번아웃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번아웃을 경험한 봉사자의 신앙 상태는 어떨까. 이들은 번아웃을 경험하지 않은 일반 봉사자에 비해 신앙 상태가 떨어지는 여러 가지 징후가 발견됐는데 성경과 기도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고, 교회에 갔을 때 ‘행복하다·즐겁다’라고 느낀 비율이 일반 봉사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번아웃을 경험한 봉사자들에게 향후 교회 활동 계획을 물으니 ‘줄이거나 안 하고 싶다’가 27%로 미경험자보다 7배가량 높았다.

번아웃 대처 방법(중복 응답)으로는 ‘기도, 말씀 등을 통한 회복 시도’를 48%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처럼 개인적 경건·신앙 활동을 통해 번아웃을 극복하려는 봉사자가 절반가량이었고, ‘목회자, 교인과의 상담’ 혹은 ‘해당 봉사부서원과의 관계 회복’ 등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함으로 번아웃에 대처한 경우는 각각 5명 중 1명 안팎 정도였다.

이와 관련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봉사자를 더 확보해서 봉사 부담을 나눠야 한다”며 “긍정적인 것은 교회 봉사하지 않는 성도 10명 가운데 6명(59%)은 교회 봉사를 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는 점이다. 봉사 의향을 가진 이들을 봉사에 참여시키려면 ‘봉사 동기 및 자신감 부여’와 ‘적극적인 권유와 안내’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현 한국교회 봉사 실태는 어떨까. 교회 출석자 10명 중 4명 이상(44%)은 봉사자로 활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 번도 교회 봉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13%였다. 교회 봉사자의 연령대를 전체 성도 연령 구성비와 비교해 보면 50대 이후 장·노년층에서 상대적으로 교회 봉사 비율이 높았다.

매주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의 봉사 활동 비율은 59%로, 그 이하 출석하는 교인의 봉사활동 비율인 7%보다 월등히 높았다. 따라서 교회 봉사자가 많을수록 현장 예배자가 많아진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교회 봉사자들에게 ‘현재 교회에서 어떤 봉사를 하는지’와 ‘과거에 해 본 봉사활동이 무엇인지’에 대해 각각 물었더니, 현재·과거 교회 봉사활동을 모두 통틀어 ‘찬양부’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교회 봉사부’, ‘교육부’, ‘소그룹 리더’ 등의 순이었다.

교회 봉사를 하는 이유에 대해 물은 결과, ‘봉사자로 섬기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가 36%로 1위로 꼽혔고, 이어 ‘나의 신앙을 성장시키기 위해’가 27%, ‘성도로서 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가 23%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나의 신앙을 성장시키기 위해’ 응답률이 높았는데, 19~29세의 경우 신앙 성장 도모를 위한 방법으로써 교회 봉사를 선택하는 특징을 보였다.

교회 봉사자들에게 향후 교회 봉사활동을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었더니 3명 중 2명 정도(67%)는 ‘지금 정도로 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지금보다 더 하고 싶다’가 23%, ‘지금보다 줄이고 싶다’ 또는 ‘안하고 싶다’가 10%로 현 봉사자 중 봉사를 더 하고 싶은 봉사자가 줄이고 싶은 봉사자보다 많았다. 교회 봉사를 줄이거나 안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체력적’인 요인(30%)이 가장 컸고, 그 외에 ‘시간을 너무 뺏겨서(22%)’, ‘신앙 성장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17%)’ 등의 의견이 있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일~8일까지 총 7일간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 오차는 ±3.1%(95% 신뢰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