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도 높이고 신규 잡고”… 유통업계, 멤버십 재편 나서
충성고객 유치 및 신규고객 유입 가입 조건 완화에 혜택 강화까지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더불어 최근 지속 상승하는 원·부자재 가격 등의 영향으로 ‘저성장’을 이어가던 유통업계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멤버십 제도 개편에 나서고 있다.
고객 편의 및 실질적 혜택 제고 등에 초점이 맞춰진 개편을 통해 충성 고객 유치와 함께 신규 고객 유입에도 도움이 돼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오는 7월 이마트·백화점·스타벅스·면세점 등 그룹의 모든 채널 멤버십을 통합한 ‘신세계 유니버스’ 통합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SSG닷컴과 지마켓 멤버십을 통합해 ‘스마일클럽’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이후 10월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이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2일부터 VIP 멤버십 제도를 개편하면서 가입 문턱을 낮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해 멤버십 선정 금액과 유지 기간도 대폭 낮췄다. 신세계사이먼도 연간 1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 대상이었던 가입 조건을 연간 400만원까지 대폭 낮췄다.
신라면세점은 온·오프라인 멤버십을 통합하는 등 멤버십 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올해부터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구매금액에 해당하는 멤버십 등급으로 익일 자동 설정되고 적용 즉시 이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상위 등급인 블랙과 블랙 프레스티지 등급이 제외된 나머지 등급의 산정 기간은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바뀌고 골드 플러스, 다이아몬드 등급이 신설돼 혜택이 강화됐다. 멤버십 제휴처도 익스피디아, 마이리얼트립, SSF샵, 카카오T벤티, 요기요 등으로 확대됐다.
홈플러스는 무료 멤버십 서비스인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를 지난 2018년 3월부터 운영하고 있는데 가입 시 할인 쿠폰과 무료 주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회원 절반 이상은 30~40대며 최근 멤버십 회원 수는 800만을 돌파하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6월 멤버십 제도를 개선해 대형마트와 온라인, 익스프레스, 몰 전 채널의 실적을 통합한 ‘마이 홈플러스 멤버십 통합 등급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부터 ‘스노우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자주 찾는 고객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서비스로 최근 6개월간 누적 구매 금액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고 구매 금액이 많을수록 포인트 적립률이 높아지도록 설계됐다.
커피 전문점들도 회원 수 확대에 나서는 등 경쟁에 함께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모바일 멤버십 ‘이디야멤버스’를 통해 주문한 후 제품을 수령하는 서비스인 ‘이디야오더’를 2017년 처음 선보였다. 최근 이디야오더를 통한 주문량이나 건당 평균 금액은 작년과 비교해 증가세를 보였다. 음료 구매 시 스탬프 적립 및 무료 쿠폰, 이벤트 참여 등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디야멤버스는 지난 2016년 7월 론칭 후 연평균 100만명 이상이 가입하며 6년 7개월 만에 600만명에 달하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은 유료로 가입하면 최대한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소비를 한다”며 “지속된 고물가에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 이른바 ‘체리슈머(Cherry Picker와 Consumer의 합성어)’가 늘면서 이들을 만족시킬 만한 편의를 제공해 충성고객으로 잡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혜택 강화 및 가입 조건 완화 등의 멤버십 제도 개편은 충성고객은 늘고 신규 고객도 많아질 수 있는, 흔히 말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