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자꾸만 끌리네~ 중2병 겪는 감성충만 로봇 ‘채피’

2015-03-06     이현정 기자
▲ 영화 ‘채피’ 스틸 컷 중. (사진제공: UPI 코리아)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영화를 통해 차갑고 천하무적의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로봇의 진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 같았다. 그는 분명 로봇이지만 36.5도 감성을 지닌 인간처럼 성장하는 감성충만 로봇으로 중2병을 겪고 있는 듯 했다. 신작 영화 ‘채피’의 이야기다.

“난 살아있어. 난 채피야!”를 외치며 가장 완벽한 감성 탑재 로봇의 탄생 이야기를 담은 영화 ‘채피’.

영화는 멀지 않은 미래인 2016년 매일 300건의 범죄가 폭주하는 요하네스버그를 배경으로 시작된다.

도시의 치안을 책임지는 세계 최초의 로봇 경찰 ‘스카우트’ 군단을 설계한 로봇 개발자 ‘디온(데브 파텔 분)’은 폐기된 스카우트 22호에 고도의 인공지능을 탑재해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성장하는 로봇 ‘채피’를 탄생시킨다.

진화하는 로봇에 맞서 인간의 힘으로 로봇을 통제하고 싶은 무기 개발자 ‘빈센트(휴 잭맨 분)’는 눈엣가시인 ‘채피’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게 되고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성장하던 ‘채피’는 어느새 인류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몰리게 되는데. 생존을 꿈꾸는 로봇과 이를 통제하려는 인간의 대결이 펼쳐진다.

‘감정을 가진 로봇’은 여러 차례 영화 소재로 쓰인 바 있지만 이번 영화 ‘채피’에서 주인공 채피는 사람으로 치면 신생아 수준으로 태어나 점점 인간의 언어와 감성을, 도덕적 개념을 배워가면서 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신의 창조자인 디온과 그를 납치한 갱스터 닌자, 요란디, 아메리카의 곁에서 자신이 살아가야 할 세상을 배우는 채피. 인간의 언어를 흉내내고 자신만의 관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자신을 납치한 닌자와 요란디에게 ‘아빠, 엄마’라고 부르는 감성 로봇.

▲ 영화 ‘채피’ 스틸 컷 중. (사진제공: UPI 코리아)
로봇인지라 고성능 지능을 갖고 있는 채피는 어린아이 수준에서 곧장 중2병까지 보일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로봇이라는 존재와 인간의 추악한 본성 속에서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또한 여기서 영화는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과 이를 통제하려고 드는 인간의 대립각을 통해 여러 사회적 부조리를 꼬집기도 한다.

SF영화라는 장르적 특징 때문에 스토리의 연계성이 부자연스러운 면도 있으나 중2병에 걸린 착한 성장 로봇 채피의 감성은 극장가에 훈훈함을 던져 준다.

닐 블롬캠프 감독의 신작 ‘채피’는 6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