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설 자택서 ‘경영구상’ 몰두
2015-02-14 유영선 기자
이건희 회장은 병원, 최태원 회장 옥중서 설맞이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부분 재계 총수들은 설 연휴 기간에도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실적악화,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법인세 증세 논란 등 올해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설 연휴 기간 별다른 계획 없이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올 한해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1월 1일 양력설을 쇤다.
올해 현대차그룹이 2018년까지 81조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의 원년인 만큼 정 회장이 한해 사업목표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한남동 자택에서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의 총수 집안 역시 양력설을 쇤다. 취임 20년을 맞은 구 회장은 올해도 경영 방침인 ‘시장선도’ 제품에 초점을 맞춰 경영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가족과 차례를 지내며 휴식을 취한다. 김 회장은 그룹의 가장 큰 현안인 삼성그룹 방산·화학부문 4개 계열사 인수 이후 그룹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숙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차례를 지낸 뒤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며 경영구상에 전념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35대 회장에 공식 취임한 허 회장은 3기 체제를 맞아 전경련의 이미지 쇄신 방안 등을 고민할 것으로 점쳐진다.
GS그룹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GS칼텍스가 저유가 여파로 지난해 역대 최대인 45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만큼, 그룹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도 자택에 머물며 가족과 함께 설을 보낼 예정이다.
탈세·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다음 달로 예정된 공판을 준비하며 조용한 설 연휴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지금까지 십여 차례 열린 공판에 모두 참석해왔다.
지난해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9개월째 입원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며 설을 맞이한다. 현재 이 회장은 하루 15∼19시간 깨어 있으면서 휠체어 운동을 포함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과 자택을 오가며 설 연휴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과거 설과 추석 등 연휴 기간에 해외사업장을 둘러보거나 사업파트너를 만나러 출장길에 오르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감 중에 설을 맞는다. 재계의 가석방 요청에도 지난달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최 회장은 올해로 3번째 옥중에서 설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