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강경 이슬람 성직자 ‘학교테러’ 두둔… 체포 영장
2014-12-28 강수경 기자
“탈레반 소탕전, 비이슬람적이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파키스탄의 한 이슬람 성직자가 150명의 사망자를 낸 파키스탄탈레반(TTP)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체포영장을 받게 됐다.
27일 AFP통신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도심에 있는 이슬람 사원 랄 마스지드 수장인 마울 압둘 아지즈가 지난 16일 한 TV 토크쇼에 출연해 “TTP가 학생들을 살해한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들을 비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19일 설교 때에는 “파키스탄군의 TTP 소탕전은 비이슬람적”이라며 “힘을 가진 자들이 그렇게 행동하면 반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파키스탄 국민들의 비난을 샀다. 시민단체 회원들은 즉각 사원으로 찾아가 비판 시위를 벌였고, 아지즈 측은 시위대를 향해 해산하라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대는 경찰에 아지즈를 고소했고, 경찰은 아지즈에 대한 체포 영장을 법원에 신청해 지난 26일 발부 받았다.
보도에 따르면 아지즈는 자신의 체포 영장 발부와 관련해 “내 사건은 매우 사소한 것으로 경찰은 더 중요한 범죄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랄 마스지드 대변인도 “경찰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한다면 저항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TTP 대원 6명은 페샤와르에서 파키스탄군(軍)이 운영하는 학교에 난입해 학생들을 향해 무차별 나사했다. 이 총격으로 10대 학생과 교사 등 150명이 사망했다.
랄 마스지드 사원은 강경파 이슬람주의 교도가 주를 이룬다. 이달 초 이 사원의 부설 학교 한 여학생은 ‘이슬람국가(IS)’를 찬양하고 오사마 빈 라덴의 복수를 주장하는 비디오 성명을 냈다. 지난 2007년 페르베즈 무샤라프 당시 대통령은 이 사원 내 무장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했고, 사원 내 종교지도자와 학생 100여 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