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는 주 맞이하려면 ‘하나’돼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가톨릭과 정교회, 개신교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를 이루자는 취지로 창립된 ‘한국신앙직제’의 향후 과제가 개신교 진보진영에서 논의됐다. 개신교 내부부터 일치를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공동주관 ‘21세기의 교회와 선교: 설교자를 위한 WCC 제10차 총회 주요문서의 내용’ 심포지엄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지난해 열린 WCC 부산총회에서의 결정 사항에 대한 대중화를 위한 자리였다.

한국신앙직제에 대한 개신교 보수진영의 반발이 극심한 가운데 이날 진보진영은 세계교회가 추구하는 ‘일치’에 대한 가치를 집중 조명했다.

한국신앙직제 신학위원인 전철 한신대 조직신학 교수는 ‘WCC 총회 이후 한국 그리스도교인의 일치의 과제’라는 주제로 한국교회가 왜 ‘일치’운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폈다. 그는 먼저 진보진영이 추진하고 있는 ‘교회의 일치’가 교리적 합일점과 형식적 동일성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하고 “교리와 형식을 넘어 믿음과 신앙의 사귐 속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개신교와 가톨릭, 그리고 정교회 그리스도인이 교회 일치를 이루려는 근거는 하나님이 한 분이시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사도적인 신앙도 하나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새 생명도 하나이고, 교회가 품는 소망도 하나이다”고 WCC 일치 문서인 CT(The Church: Toward a Common Vision 2012)를 인용했다.

아울러 재림 주를 맞이하는 신앙인으로서 온전한 구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를 믿는 교회가 하나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세상은 분열의 씨앗으로 인한 자기파멸의 관성에 서 있을 수 있으나 교회는 하나님을 향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사명을 지닌 신자의 공동체이며 전 피조세계의 온전한 구원을 꿈꾼다”며 “그리스도가 영광 가운데 다시 오실 때까지 깊은 분열을 넘어 교회의 ‘가시적 일치’를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평을 맡은 심광섭 감리교신학대 조직신학 교수는 한국교회가 실질적인 일치를 이루기 위해 그리스도인 전체를 아우를 복음이 필요하다고 봤다. 심 교수는 “개신교 분열의 주요 원인이었던 성서비평, 진보적 세계관, WCC 참여 문제 등 교회 갈등과 분열의 심화를 넘어설 수 있는 복음의 근본 회복이 공동선의 수행 못지않게 연구되고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