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웃고 웃다가 결국 울었다… 영화 ‘레드카펫’

2014-10-17     이현정 기자
▲ 영화 ‘레드카펫’ 스틸 컷. (사진제공: ㈜누리픽쳐스)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10년째 에로영화 감독이지만 마음만은 예술계의 거장이 되고픈 19금계 순정마초 감독의 포복절도 청춘성장기 영화 ‘레드카펫’이 솔직하고 발칙한 스토리를 들고 극장가 점령에 나선다.

돌직구 조감독 진환(오정세 분), 할리우드 능가하는 CG의 달인이자 촬영감독 준수(조달환 분), 입사하자마자 감춰왔던 본색을 드러낸 엘리트 출신 막내 대윤(황찬성 분), 그리고 이들을 이끄는 19금계 순정마초 감독 정우(윤계상 분).

백전백승 무적의 시스템으로 19금계의 흥행 불패 신화를 쓰고 있는 영화 제작사 꼴사단에게 떨어진 미션은 바로 탑여배우를 캐스팅하라.

자타공인 흥행여신 정은수(고준희 분)를 전격 캐스팅한 어벤져스 군단은 은수와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는데. 과연 이들의 영화는 무사히 개봉할 수 있을까.

영화 ‘레드카펫’은 19금 영화판이라는 다소 자극적이면서도 신선한 소재를 통해 관객에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현장을 리얼하게 표현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표현하는 19금 영화판이라는 것이 선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발칙하긴 해도 외설적이지 않아 관객으로 하여금 공감대를 끌어낸다.

이번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연출을 맡은 박범수 감독의 생생한 경험담을 그대로 담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윤계상이 연기하는 정우와 마찬가지로 박 감독도 19금 영화 현장에 몸담고 있었다.

이에 윤계상이 열연하는 19금 감독 정우는 박 감독의 거울 같은 존재이자 그의 롤 모델이기도 한 인물이다. 그는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자신과 빼 닮은 정우에게 지극한 애정을 쏟았다.

자신의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프로 정신을 갖고 일을 하면서도 가슴 속 한 켠에 ‘언젠가는 진짜 영화를 만들자’라는 꿈을 가진 정우는 박 감독의 모습이기도 하다.

19금 현장 배우들과 스텝 모두 진지한 자세로 영화촬영에 임했음을 박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서 회상했다. 또 비주류이지만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바로 꿈을 가진 사람의 모습임을 영화 ‘레드카펫’은 말해주고 있다.

발칙한 소재로 관객들을 웃겨주는 영화 ‘레드카펫’. 그러나 결국 웃고 웃다가 울게 만드는 영화이기도 하다.

‘레드카펫’은 에로틱? 아니다, 청춘들의 성장통을 그려낸 젊음의 서사다. 영화등급이 15세 이상이라는 점도 이영화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듯.

영화는 오는 23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1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