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한글 타자기 공개 “80년 전, 송기주 박사 발명품”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타자기가 공개됐다.
568돌 한글날을 맞아 8일 개관한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문영호)에 가장 오래된 한글 타자기로 알려진 송기주 4벌식 한글 타자기가 기증, 전시됐다.
공개된 가장 오래된 한글 타자기는 송기주 박사의 아들인 송병훈 씨가 소중히 보존해오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아들인 송세영 씨가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했다.
송기주 박사는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주립 대학과 시카고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한국 지도를 서구식 입체본으로 떠낸 최초의 인물이다.
송기주 4벌식 한글 타자기는 그가 미국 유학 시절에 발명한 것으로, 1933년에 언더우드 타자기 회사에서 제작해 판매됐다.
송기주 박사가 발명한 가장 오래된 한글 타자기는 모음의 위치 가로 모음(ㅏ), 세로 모음(ㅗ), 중간 모음(ㅢ)에 따라 각각 다른 3벌의 자음 글쇠와 1벌의 모음 글쇠로 이뤄져 글씨 모양이 고르고 아름답다.
또한 글쇠의 동작이 자음은 ‘부동’, 모음은 ‘전진’ 식이어서 스페이스바와 시프트키의 사용빈도가 높다는 특징도 있다. 송기주 4벌식 한글 타자기는 김준성 타자기(1945년), 공병우 타자기(1950년) 등의 이후 한글 타자기가 발전하는 데 영감을 제시한 효시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타자기를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한 송기주 박사의 손자인 송세영 씨는 “국립한글박물관에 타자기를 기증해 그 가치를 더욱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유지를 가장 올바르게 이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해 기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기주 박사의 가장 오래된 한글 타자기는 국립한글박물관 상설전시 ‘한글이 걸어온 길’ 중반부에서 한글 기계화의 대표 유물로 전시된다.